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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에서만 46년 진조 스님, ‘지리산 대화엄사 이야기’ 출간

화엄사 관련 일화와 구전 내용 등 책으로 펴내

 

◆지리산 대화엄사 이야기/진조스님 지음/도서출판 삼화/436쪽/2만 원

 

우리나라 불교계의 대표적 사찰 가운데 하나인 ‘화엄사’. 삼국시대 창건 이래 15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이 곳에서, 출가 이후 현재까지 50여 년을 수행정진해 온 진조 스님이 그동안 보고 들은 일화들을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진조 스님은 1975년 19살의 나이에 백운(白雲) 스님을 은사로 화엄사에서 동진 출가해 수행에 전념하면서 지난 46년간 화엄사를 떠나지 않은, 불교계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만큼 흔치 않은 스님으로 손꼽힌다.

 

그런 스님이 지금껏 틈틈이 모아온 화엄사 관련 일화와 구전하는 내용들을 다시금 글로 옮겨두는 작업이 진행됐는데, 바로 이 책 ‘지리산 대화엄사 이야기’다.

  

책은 화엄사의 창건과 고승 이야기를 비롯해 화엄사에 있는 나무, 기둥, 석종에 이르기까지를 총망라하고 있다. 특히 화엄사를 거쳐 갔거나 관계를 맺었던 스님들의 일화는 그 자체로서 불교 사상을 드러내는 법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예컨대, ‘구충암 모과기둥 이야기’ 편을 보면 1936년 태풍으로 화엄사를 지키던 큰 모과나무 두 그루가 쓰러지자, 죽어서도 화엄사를 지키게 하려고 삐뚤어지고 옹기가 있는 채로 기둥을 만들어 구충암을 건축했다면서 반듯하지 않은 것이라도 유용하게 쓰였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경허선사의 ‘모든 것이 차별 없는 존재’라는 설법을 전해주는 등 불교이론을 쉽게 알려주는 식이다.

 

 

불교신앙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 지를 엿볼 수 있는, 80개 목차 각각의 이야기는 일화처럼 보이지만 설법 그 자체인 셈이다. 따라서 일반 독자뿐 아니라 불교를 연구하는 학자나 스님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될 것이란 기대다.  

 

진조 스님은 이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화엄사 4분 연기스님 이야기 ▲자운선사와 거북선 이야기 ▲화엄사 돌 두꺼비 이야기를 들었다.

 

“화엄사에는 네 분의 연기스님이 계셨는데, 어느 학자가 1979년 ‘신라화엄경사경(新羅華嚴經寫經)’에서 발견된 법명 ‘연기’만 보고 황룡사 연기스님이 화엄사를 창건했다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 분들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화엄사 창건연대 또한 바로잡고자 했다”고 그는 말했다.

 

또 ‘거북선’ 하면 이순신 장군과 이덕홍이 제작을 건의한 ‘귀갑선’만 떠올릴 뿐, 자운스님이 거북선 건조를 건의했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많아 아쉽다고 했다. ‘이어 1942년 조성된 화엄사 돌 두꺼비는 일본의 패망과 대한독립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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