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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휘의 시시비비] 또 ‘유권자 모독’ 시작?

  • 안휘
  • 등록 2021.07.07 06:00:00
  • 13면

 

 

여야 정치권이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종착점으로 놓고 굉음을 내며 달리기 시작했군요. 야속하게도, 품격 있는 선거는커녕 대선주자들과 각 정당은 기습적으로 상대방 쓰레기통 걷어찰 궁리에만 몰두하고 있는 한심한 양상입니다. 어째 이번에도 퇴행적 진흙탕 드잡이 구태가 반복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네요.

 

‘X파일’ 논쟁과 ‘색깔론’이 영락없이 정치무대에 맨 먼저 등장했습니다. 한 정치평론가가 흔들어댄,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라는 문건을 두고 정치꾼들끼리 한바탕 험구 난타전을 주고받았군요. 언제나 그렇듯이, 허접한 마타도어는 ‘검증’이라는 거창한 명분의 외피를 쓰고 등장합니다.

 

후안무치한 이중잣대가 횡행하기 시작했네요. 나의 언행은 ‘검증’과 ‘해명’이라고 우기고, 상대의 주장은 ‘모함’과 ‘변명’이라고 몰아칩니다. ‘증거조작’마저 불사하는 더러운 게임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닙니다.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왕의 눈을 가로막거나 은밀히 짜고서 벌인 만행의 역사는 드물지 않지요.

 

때아닌 ‘점령군’-‘해방군’ 논쟁이 불거졌군요. 여권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날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해방 이후 이 남한에 온 미군을 ‘점령군’이라며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 체제를 유지했다”고 한 발언이 도화선이 됐네요. 이 발언은 때마침 논란이 된 김원웅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 발언과 연결되면서 후폭풍을 낳고 있습니다.

 

야권의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면으로 받아쳤군요. “이재명 지사 등의 언행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는 표현이 맵습니다. ‘패전 일본군을 제압하러 온’ 미군이 ‘점령군’이었다는 표현은 학문적으로 그르지 않습니다. 지난 1993년에 출판된 송광석의 ‘미군점령 4년사’ 등 많은 연구의 결과물들을 봐도 그렇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발언 ‘의도’입니다. 아무리 좋게 보아도 ‘친일-반일’ 프레임 선동으로 오해될 여지를 아주 배제하기가 어렵겠네요.

 

이 나라 역사에 엄존하는 미국의 순기능을 거시적으로 조감하는 발언이었으면 균형이 잡혔을 거라는 감상입니다. 청산 못 한 친일잔재 중에 가장 통탄할 노릇은 역사학계를 온전히 장악하고 있는 ‘식민사관’인데 차라리 그걸 말했어야지요.

 

하지만 제1야당 국민의힘 안의 일부 ‘수구꼴통’ 세력들이 ‘색깔론’을 동원하는 건 더 심각한 문제예요. 단언하건대. 그런 시대착오적 접근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각성하는 게 옳습니다. 아무튼, ‘‘X파일’과 ‘색깔론’ 따위 유권자들을 모독하는 저질행태는 종식돼야 합니다. 낭떠러지에 매달린 처절한 민생들부터 좀 살피세요. 제발 상대방 쓰레기통 좀 그만 걷어차고, ‘미래’를 말하세요. 국민을 당신들의 유치한 장난질에 영원히 놀아나는 개돼지쯤으로 취급하는 음험한 모략질일랑 이젠 부디 좀 멈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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