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영화 ‘소리꾼’, 감독판 ‘광대’로 9월 개봉... 북한 풍광 담아

춘향가와 심청가 등 한민족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 밑바탕
조정래 감독 “남북 화해와 공존의 밑거름 되길”

 

지난해 7월 가장 한국적인 판소리 뮤지컬 영화를 표방하며 개봉됐던 ‘소리꾼’이 ‘광대’라는 감독판 영화로 오는 9월 관객들을 찾아온다.

 

조정래 감독이 대학 시절 쓴 단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탄생했던 ‘소리꾼’은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당대 최고의 판소리꾼 남편이 납치된 아내를 찾기 위해 딸과 함께 조선 팔도를 떠도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광대’로 재탄생한 ‘소리꾼’의 특징은 북한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담았다는 것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그린 조 감독의 ‘귀향’(2016년) 제작에 참여했던 재일교포 감독이 남북합작 영화 제작을 위해 북한을 사전 답사할 당시, 3주 동안 묘향산부터 황해도를 돌며 촬영한 북한의 수려한 자연이 고스란히 배경에 녹아 있다.

 

‘소리꾼’은 2018년 기획 당시 서울과 평양 동시 개봉을 준비했을 정도로 남북합작 영화로 추진됐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무산됐었다.

 

 

조 감독은 “사전 시사회를 본 어떤 분은 풍광이 너무 자연스럽게 편집돼 ‘북한에서 찍은 영상이 어디에 있다는 거냐’라고 되묻기도 했다”며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또 “영화를 보면서 ‘우리나라 너무 예쁘다’는 말을 할 때 내용이나 감동을 떠나 저한테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고 자평했다.

 

남북 합작 영화를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문화와 체육은 전 세계가 이념을 초월하는 공통 언어”라며 “영화를 통해 남북이 함께 만들고 고민해 조금이라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지점이 있으면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광대’에는 춘향가와 심청가 등 한민족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사실 춘향가와 심청가는 남과 북이 공통으로 알고 있어 너무 친숙하기 때문에 북쪽 관계자들이 시나리오를 처음 읽어보시고 ‘우리가 다 공감할 수 있는 얘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조 감독은 ‘광대’가 남북 화해와 공존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는 “분단의 가장 큰 폐해는 심리적인 거리”라면서 “‘광대’가 뭔가 작은 밀알이 돼 남북이 긴장 관계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서로 아무 조건 없이 만날 수 있는 그런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조정래 감독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동자와 원주민의 삶을 그린 차기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과 강제노역을 당한 조선인에 대한 이야기, 특히 핍박받던 속에서도 서로를 보듬어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꼭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