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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준의 경기여지승람(京畿輿地勝覽)] 20. 둔촌대로와 대원천


대원천(大院川)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 쓰레기 소각장 동쪽 이배재 산간에서부터 제3공단 앞을 거쳐 2850m를 흘러온 ‘윗대원천’과 검단산 서남쪽 산간에서 시작해 대원사, 사기막골 숯가마터(옛 사기막골유원지), 제2공단, 공단파출소를 거쳐 1700m를 흘러온 ‘사기막골천’이 대원파출소 앞에서 합류해 대원천을 이룬다. 윗대원천 가에는 청바지 염색공장과 상일가구 공장이 있었고, 대원파출소 삼거리 근처엔 막걸리공장, 봉재완구 공장 등이 있었다.
 
윗대원천과 사기막골천의 합류지점은 알파벳 y모양을 가진 삼거리다. y자의 1획 부분이 사기막골천, 2획 부분이 윗대원천에 해당된다. 상대원 제 2·3공단에는 샤니빵, 콘티빵, 에이스침대, 오리엔트시계, 동양공업사, 대한교과서주식회사 등이 있었고, 이후 신흥동의 제1공단이 철거되면서 대부분 제2·3공단(현 하이테크밸리)으로 이전했다. 대표적인 사업체가 ‘삼영전자’로,  y자 삼거리를 살짝 지나 대원천의 좌측에 자리잡고 있다.

 

 
대원천은 상대원사거리, 하대원 아튼빌 아파트 앞, 중원구청 사거리, 성남동성당, 모란시장을 거쳐 탄천을 만나는 총연장 3.5㎞의 하천으로, 1997년에 복개되었다. 중원구의 중심 대로 역할을 하는 복개도로는 ‘2·3공단로’, 혹은 ‘번영로’로 불리다가 지금은 성남 역사의 큰 어른인 둔촌 이집(遁村 李集) 선생의 호를 붙여 ‘둔촌대로’로 부른다.
 
대원천 우측은 왕복 차선, 좌측은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소로였고, 개천가에는 버드나무가 대원터널 사거리까지 죽 늘어서 있었다. 80년대에 대원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이곳이 삼거리였고, 동성교통 570번 버스 종점으로 불렸다.
 
상대원 사거리를 지나면서 대원천은 하대원으로 접어든다. 대원천의 우측, 호야경로당 앞에는 임진왜란 충신인 윤탁연이 심은 호야나무가 있고, 대원공원에는 광주이씨의 역사 인물들 묘역이 있다. 왼쪽의 ‘중원청소년수련관’ 자리는 광주이씨 문중 땅이었다. 둔촌터널 위로는 둔촌 이집 선생의 묘역과 정묘호란 충신 이상안 장군 등의 묘역이 자리 잡고 있다. 좌측의 아튼빌아파트 단지는 주공아파트가 재개발된 것이다. 대원천 양쪽 마을과 마을을 잇는 건 시멘트로 만들어진 다리와 징검다리였다.
 

 

이어서 세종대왕이 와서 머물렀던 대야원(大也院) 터에 자리 잡은 검단초등학교 앞을 지나 하대원 농수산물 도매시장인데, 대원천을 복개할 때 대원천 둑에서 장사하던 상인들이 입주한 상권이다. 시장 앞에서 길은 삼거리로 갈라지고, 대원천은 중원구청 사거리를 통과하며 흘렀다. 구청 사거리에서 좌측길 방향은 배밭이었고, 80년대 당시 하대원, 여수동, 성남동을 관할하는 동사무소가 있었다. 그 주변의 폐가는 귀신 나오는 집으로 유명해 꽤 오랫동안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었다. 남학생들이 담력을 키우기 위해, 또는 재미삼아 폐가 도전을 시도했었다.


구청사거리를 지난 대원천은 ‘성남동 성당’을 지나 모란사거리를 만나면서 대원천 둑으로 모란장이 열렸었다. 대원천의 우측이자 단대천 좌측 둑에서부터 성남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길가까지 넓은 장터가 형성됐었다. 성당 주변 ‘안나의집’은 이탈리아에서 온 김하종 신부가 IMF 이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무료급식과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모란민속 5일장은 대원천 복개 후 그 위에 들어선 주차장을 5일마다 장터로 사용하다가 2018년에 새로 조성된 주차장으로 이전했다. 모란의 재래시장과 민속 5일장은 그 유명세를 잘 활용하여 전통을 가꾸고 그리움을 팔며, 지역경제와 문화활동의 현장으로 거듭나면 좋겠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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