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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 블루…이제는 코로나 블랙 겪는 사람들

코로나19 장기화에 좌절감 느끼는 '코로나 블랙'
취업난에 자격증 시험 어려움까지 느끼는 청년들
경로당·복지관 이용제한에 갈 곳없는 노인

 

코로나19가 1년 6개월째 사라질 기미 없이 지속되고 있다. 확진자가 감소할만 하면 다시금 존재를 확인시키며 4차례의 대유행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감을 뜻하는 ‘blue’가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말한다. 그러나 500여 일이 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이제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좌절과 절망이 동반하는 ‘코로나 블랙’의 세상이 됐다. 코로나19로 생긴 마음 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코로나19 장기화에 ‘코로나 블랙’ 겪는 사람들

<계속>

 

“문화생활이나 취미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아, 생각이나 시야가 한정적이게 되는 느낌이에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우울감을 느끼며 ‘코로나블루’, 나아가 ‘코로나블랙’이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나 의료진, 그들의 가족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을 처음 접해 거리두기 같은 격리 상황에 적응해 나가는 사람들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현상이다.

 

취업준비생은 박지연(30)씨는 코로나19 이후 학원 대신 인강으로 학습을 대처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영상 카메라를 구입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온라인 스터디를 시작했다.

 

박 씨는 지난해 준비하던 시험이 코로나19 확산으로 2달여 가까이 미뤄졌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진자, 자가격리자는 시험을 볼 수 없다는 공지가 발표돼 독서실로 향하던 발길도 멈췄다. 혹시나 찰나의 실수로 2년을 준비한 시험을 볼 수 없을까봐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준비했다고 한다.

 

청년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선 토익 등 필수로 가져야 하는 자격증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으로 시험 보는 학교마다 정원을 줄여, 접수 마감이 빠르게 진행돼 시험을 못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자주 있는 시험이 아닐 경우라면 크게 피해를 보는 상황도 생긴다.

 

디자이너로 일하는 김지혜(32)씨는 최근 시야가 좁아진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주말마다 전시회나 연극, 영화 등 문화 활동을 즐기던 일상이 180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분전환을 위해 여행을 가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거리두기 4단계로 취소했다. 

 

지난 5월 OECD는 ‘코로나19 위기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코로나19 이후 우울감을 느끼거나 우울증이 있는 비중이 36.8%로 조사대상 15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1년반동안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영업제한에 모임 제한까지 한꺼번에 다가온 것이 큰 여파를 미친 것으로 보여 진다.

 

노인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감염 우려에 지자체에서 복지관과 경로당의 이용을 제한해 그들이 갈 곳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유일한 소통창구가 사라지자 외로움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전체 노인 비율 중 13.5%가 우울증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며 이제는 학생과 청년, 주부, 노인 할 것 없이 마음 방역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깝게’ 이제야 말로 각자의 방식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정서적인 거리를 가까이 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김은혜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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