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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19가 만든 세상, "우울·불안·분노 상담 많아"

코로나19 이후 청소년 인터넷 위험 사용자군 13.2% 증가
청년체험 실업률 27%, 역대 최고 수치
미디어 과용, 무력감 증가

코로나19가 1년 6개월째 사라질 기미 없이 지속되고 있다. 확진자가 감소할만 하면 다시금 존재를 확인시키며 4차례의 대유행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감을 뜻하는 ‘blue’가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말한다. 그러나 500여 일이 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이제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좌절과 절망이 동반하는 ‘코로나 블랙’의 세상이 됐다. 코로나19로 생긴 마음 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코로나19 장기화에 ‘코로나 블랙’ 겪는 사람들

② 코로나19는 어떻게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었을까

<계속>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 사상 최초로 유·초·중·고등학교는 등교 대신 원격수업에 돌입했고,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도입해 국민들의 만남을 제약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는 곳이 안전한 곳인지 의심하고, 지인과의 만남도 미루기 일쑤가 됐다.

 

사회 활동이 점점 줄어들자 절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었다. 초반엔 각자의 방식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코로나19가 오래 지속되자 집콕 생활마저 스트레스로 번져갔다. 특히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계속해서 연장돼 시민들의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코로나19가 본격화 되자 교육계가 가장 먼저 변화를 모색했다. 2020년 원격수업을 도입해 퐁당퐁당 등교를 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서둘러 원격 수업에 적응해야 했고, 학교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친구들과 일정 거리를 두고 생활해야 했다.

 

발 빠른 대처로 코로나19를 극복했다 싶었지만 원격수업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학습격차가 눈에 띄게 늘고, 아이들의 인터넷·스마트폰 의존도가 상승한 것이다. 여성가족부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위험 사용자군은 지난해 보다 1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에게도 문제가 생겼다. 토익 등 각종 시험들이 미뤄지는가 하면, 한 교실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정원을 줄여 시험을 보기 위해 멀리까지 가거나 아예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경우도 늘었다. 공공기관은 공채 정원을 줄였고, 기업들은 채용을 앞 다퉈 미뤘다. 2021년 7월 기준 청년체감 실업률은 27%로 역대 최고 수치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후 사회활동을 줄인 사람들의 영향인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자가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2020년 1010만 명이 가입해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노렸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해 이용자가 62.2%가 증가했다. 유튜브나 티빙 등 다른 OTT들도 이용자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미디어 과용은 도리어 무력감과 외로움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손영준·허만섭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후 시간 보내기 용으로 유튜브를 이용할수록,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유튜브 이용 시간이 길수록 무력감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이 늘며 일상생활의 경계가 무너지자 시민들은 정신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경기도 내 심리상담건수가 크게 늘었다. 2020년은 13만2570건, 2021년은 17만1789건이며, 이 중 재난상담은 2020년 60%, 2021년 75%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상담건수는약 3.2배 늘어났다.

 

부천 등 일부 지자체는 상담 건수가 2배 이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는 시민들을 위해 경기도는 재난 심리 지원을 새로 개설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내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일회성 상담 건수가 많이 늘었다. 코로나 초반에는 불안과 관련한 상담이, 2021년 초반에는 분노라는 감정이 우세한 상담이 많았다”라며 “단순히 코로나로 인한 불안이 아닌, 거리두기로 발생하는 사회, 여가활동 제한에 대한 우울감 또는 집에 있으며 발생하는 육아 스트레스, 과도한 미디어 사용 등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김은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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