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이혜영씨는 야근 후 서울 서초동에서 경기도 하남으로 가는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잠시 후 이씨는 택시기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일단 콜이 떠서 받았으나, 하남으로 가는 줄 몰랐으니 취소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씨는 택시기사에게 직접 취소를 하면 되지 왜 전화해서 취소해 달라 요청하느냐 물었지만, 택시기사는 취소할 경우 패널티가 있어서 그렇다며 부탁한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취소한 이씨는 잠시 후 취소 수수료 2000원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2000원이 큰돈은 아니지만, 순간 본인 패널티만 생각해 취소를 요청한 택시기사가 생각나 분통이 터졌다.
# 박종환씨는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면서 처음으로 황당한 일을 겪었다. 박씨는 급하게 병원에 볼일이 있어 카카오 택시를 호출했다. 그러나 콜을 받은 기사는 제자리에 멈춘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그렇다고 콜을 취소하지도 않은 채 가만히 있어 결국 박씨는 호출 취소를 하고 취소수수료 2000원이 부과됐다. 박씨는 “2000원이 작다면 작은 돈이지만, 택시 기사가 일부러 취소 수수료를 받으려고 취소를 유도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불쾌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택시의 취소 수수료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호출 취소를 유도하는 방식이 의도적이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택시 스마트·블루 호출은 배차 성공률이 높은 택시에 호출을 우선으로 요청하는 서비스로, 일반 서비스 보다 빠른 배차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만큼 취소 수수료가 더해지고 있다. 배차완료 1분 이후 취소할 경우 2000원의 수수료가 부가된다.
이는 택시 기사들의 운행 환경을 개선하고, 취소를 악용하는 승객들을 감소시키기 위한 기능이지만, 일부 택시기사들의 노쇼로 인해 취소 수수료 피해를 보는 승객들이 발생하는 일이 계속해서 지적됐음에도 여전히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물론 불합리할 경우 승객들이 민원을 제기해 취소 수수료를 다시 받을 수 있지만, 택시기사의 잘못을 승객이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취소 수수료가 기사들에게 전달 돼 일부러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실제 취소 수수료는 택시 가맹 운수사로 전달되고 있어, 운수사 재량에 따라 기사들에게 배분할 수도 있다.
하남시에 거주하는 이씨(30)는 “처음에는 취소 수수료가 있는지도 몰랐다. 택시를 부를 때 당장 행선지 적기에 급하지, 수수료가 얼마인지 써있는 거 누가 아느냐”며 “택시 기본요금의 절반이 취소 수수료인건 대기업의 횡포라고 밖에 생각이 안 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노쇼 혹은 승차거부가 발생했을 시 곧바로 신고하기 기능을 이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카카오 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 기사들의 노쇼·승차거부가 발생하면 신고기능을 통해 즉시 신고가 가능하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신고 인입시 즉각 해당 기사에게 알려 개선을 요청하고 있으며, 동일 사안으로 불편신고가 누적된 경우 일정기간 배차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소 수수료가 발생할 때마다 이용자에게 즉시 알림톡을 전송하고 있고, 해당 알림톡을 통해 기사의 요청이나 귀책사유로 수수료가 부과됐을 경우 간편하게 환불 요청할 수 있도록 운영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