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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코로나19 창궐 이후 두 번째 추석…올해 풍경은?

코로나19 창궐 이후 맞는 두 번째 추석. 올해 모습은 어떨까.

 

크게 세 양상으로 나뉘는 모양새다. 바로 정부의 ‘위드 코로나’ 선언 예고에 따라 마지막 희생을 결심한 ‘집콕족’과 가족이라도 봐야겠다는 ‘모임족’, 답답함에 집 밖으로 뛰쳐나온 ‘여행족’이다.

 

 

◇ 올 추석, 전년보다 이동량 많을 듯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교통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기간 동안 일평균 이동량이 작년 추석 대비 3.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감염 우려 등으로 자가용 이용(93.6%)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공항공사 발표를 보면 추석연휴(17~22일)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 여객 수는 111만2046명으로, 지난해 추석 기간보다 1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공사도 올 추석연휴 승객이 5만8792명으로, 전년대비 66.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신 접종률이 1차 접종 기준 전 국민의 70%까지 상승하면서 이번 추석연휴에는 가족·친지모임이나 여행 등을 계획한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 “언제 나아질 줄 알고요. 일단 집은 나서렵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숨 막혔던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고향을 방문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수원에 거주하는 박모(50대·남)씨는 15일 경기신문과 인터뷰에서 “작년에는 집에만 있었는데, 올 추석에는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이유에 대해 박 씨는 “솔직히 그동안 정부의 방침대로 잘 따랐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협조하면 할수록 답답하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내놓은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 명시된 방역지침이 터무니없이 애매하고 모호했을 뿐더러 그 이후 확진자 수가 감소하기는커녕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박 씨는 “정부 방침의 타당성, 효율성 등을 언급하는 것은 섣부른 행동일 수 있지만, 국민이 느끼는 감정이 이렇다”며 “‘이번만 참으면 된다’는 말만 믿다가 1년하고 반년이 훌쩍 지났다. 속 터져서 더는 못참는다”라고 일갈했다.

 

용인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석모(20대·여)씨도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가족의 품속에서 추석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석 씨는 “사실 자영업을 시작한지 불과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시간이 제한된 이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며 “작년과 올해 초까지는 희망을 갖고 가족도 보지 않고 명절 연휴에도 열심히 일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 추석 연휴에는 가게 문을 닫고 가족을 만나러 갈 생각”이라며 “매출이 반토막 이상 난 상태에서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지만 이번에도 안 보면 제가 너무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이번만 참으면 나아지겠죠?”

 

반면 정부의 ‘위드 코로나’ 선언 예고에 따라 올해도 어김없이 희생을 자처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수원시민 김모(60대·남)씨는 경기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 추석도 가족들과 모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벌써 세 번째나 가족과 명절을 못 보내는 것”이라며 “너무 속상하긴 하지만 희망을 갖고 정부 방침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씨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겠다고 예고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실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고 방역지침을 완화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전환 시점을 10월 말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당장 귀성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곳으로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은 심정이지만 개인이 사소한 욕심을 채우려다가 방역에 차질이 생기면 곧 국민이 피해를 입는 것”이라며 “가끔 제 자신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쩌면 명절 연휴에는 푹 쉬고 싶은 가장의 욕심을 미화시키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 수도권 중심 코로나19 확산세 ‘비상’…정부 “추석, 소규모로 모여 달라”

 

한편, 정부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4차 유행세가 ‘정체’에서 ‘확산’으로 돌아서면서 추석 연휴 ‘소규모 만남’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지난 1주간(5~11일)의 하루 평균 국내 환자 수는 1725명으로 직전 한 주간의 1672명보다 3.2명 증가했다”며 “유행 중심지역인 수도권은 직전 주 대비 6.7% 증가해 8월 둘째 주 이후 매주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에서만 확진자 790명이 새로 쏟아져 나왔다. 이미 서울의 하루 신규 확진자 기존 최다 기록(8월24일 677명)을 깼다. 자정까지 집계를 더해 15일 0시 기준으로는 80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6~12일) 전국 이동량은 직전 주보다 1.9% 증가해 3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주 감염재생산지수도 ‘1’을 넘어 1.01로 ‘유행 확산’을 나타냈다.

 

박 반장은 “(추석 연휴에) 가족들이 모일 때 함께 자리하는 전체 숫자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형제가 시차를 두고 고향에 방문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했다.

 

이어 “최근 고령층 돌파 감염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분들의 귀성을 자제해 달라. 접종 완료자라도 최소 인원이 모일 수 있게 일정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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