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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 검단신도시, 우미건설 현장은 지금…친환경 명품도시 조성 ‘글쎄’

각종 폐기물, 남은 건설자재 등 방치
오염 우려 심각, 예산 낭비 지적도
공사대금 못 받은 하도업체 뒤로 하고 우미건설 서둘러 철수

 

 인천도시공사(iH)가 추진하고 있는 검단신도시 개발사업 현장이 엉망이다. 우미건설이 기반시설을 시공한 현장에 출처를 모르는 지정·건설 폐기물이 방치돼 있고, 곳곳에 슬러지·아스콘도 무단으로 버려져 토양·지하수 오염까지 우려된다.

 

지난해 말 기반시설 공사가 준공됐지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보도블록 등 건설자재는 막대한 예산 낭비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장 곳곳에는 받지 못한 공사 대금을 달라는 내용(경기신문 2021년 12월 7일 1면 보도)의 현수막이 걸려 있고, 공사를 마친 시공사는 현장사무소 철수를 서두를 뿐이다. iH가 내걸은 ‘친환경 명품도시 조성’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다.

 

쓰레기 더미 속 명품 도시 조성(?)

 

검단신도시 1단계(359만 4000㎡) 조성 사업은 2007년 지구 지정 이후 14년 만인 지난해 12월 10일 준공됐다.

 

당시 준공식에는 박남춘 인천시장을 비롯한 iH·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수도권 서북부권이 친환경 자족도시로 도약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축사를 건내며 자축했다.

 

하지만 준공 이후 한 달여가 지난 25일 검단신도시 1단계 현장은 각종 폐기물이 방치돼 널부러져 있었다.

이날 오전 찾은 1-1공구는 iH가 발주를 내 우미건설이 조성한 곳이다. 특히 우미건설의 현장사무소가 위치한 땅(당하동 191-1) 일원에는 오는 2025년 3월 인천지방검찰청북부지청과 인천지방법원북부지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에는 콘크리트 부속물로 보이는 건설폐기물과 쓰고 난 플라스틱 배관 등이 맨땅에 쌓여 있었다. 도로를 만드는 데 사용된 후 남은 아스콘 역시 흙바닥에 그대로 방치돼 산더미를 이뤘다.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슬러지와 검정색 아스콘 드럼통도 눈에 띄었다. 원래는 지정폐기물로 별도 처리해야 하지만, 드럼통에서 새어 나온 새까만 기름은 이미 바닥에 스며들어 굳어있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사현장에 폐기물을 임시 보관할 때 먼지가 흩날리지 않도록 덮개를 설치해야 하고, 바닥에는 침출수가 스며들지 않도록 콘크리트나 특수 재질의 비닐을 깔아야 한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환경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확정자료에 따르면 인천지역의 총미세먼지 배출량은 2만 톤에 달한다. 4100톤이 배출되는 서구는 인천 전체의 22%를 차지해 군·구 중 가장 많은 실정이다.

 

특히 검단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검단지역의 총미세먼지 배출량은 1500톤으로 서구 배출량의 37%, 인천 전체 배출량의 10%에 육박한다.

 

iH가 조성한 검단신도시가 미세먼지와 토양오염의 주범으로 전락된 셈이다. 관할 지자체인 서구는 생활쓰레기와 건설폐기물 등을 확인한 후 우미건설에 시정조치를 요구한 상태다.

 

쓰다 남은 건설자재…예산 낭비 전형

 

검단신도시 1-1공구 곳곳에는 사용하고 남은 보도블록, 점자블록, 하수관거 등 건설자재가 쌓여있었다. 택지조성 등 기반시설 공사가 준공돼 더 이상 필요 없는 자재다.

 

이곳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들어설 계획이다. 분양가는 땅 보상비, 기반시설 공사비 등을 고려해 산정된다. 공공개발인 만큼 적정 자재 물량을 산정해 예산 낭비를 사전에 막았어야 했지만 불필요한 자재를 시민들의 세금으로 흥청망청 산 셈이다.

 

공공개발 현장에서의 예산 낭비는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 그 피해는 입주민들이 몫이 된다.

이에 iH 관계자는 “지난해 준공이 끝났지만 서구에 인수인계 전까지 유지관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수인계가 이뤄지기 전인 오는 6월까지 각종 폐기물과 건설자재 등 정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 억 공사비 못 받고 있는 하도업체

 

검단신도시 1-1공구 조성에 참여한 인천지역 업체들의 대금 체불 문제도 심각하다.

 

앞서 시공을 맡은 우미건설은 토공 및 우오수공 공사를 345억여 원에 광림토건에 맡겼는데 대금 정산 과정에 문제가 생겼다.

 

광림토건으로부터 일감을 받은 인천지역 업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주유비, 장비 대여료, 현장 식당 운영비 등 20여 억 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검단신도시 건설피해자 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인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iH와 우미건설에 체불 대금 지급을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광림토건은 대금 지불 능력을 상실한 사실상 부도에 가까운 상태지만, 우미건설과 iH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대책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준공식까지 끝낸 검단신도시에 폐기물이 방치돼 있지만 우미건설은 현장사무소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관리·감독에 나서야 할 iH는 현장에도 지역 업체에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우미건설 현장사무소 직원들은 이삿짐 센터 차량에 각종 서류 등 기자재를 싣고 있었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민교·조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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