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 문제와 달리 난이도가 높아 살짝 당황했습니다.”, “시간에 쫓겨 몇몇 문제는 제대로 풀지도 못하고 찍었습니다.”
17일 오전 7시30분 국민의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고사장이 마련된 수원 동남보건대학교 해운관 앞. 이른 아침이지만 공직후보 자격평가를 보기 위한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로 입구는 북적였다.
일부 공직후보자는 친분이 있는 다른 공직후보자와 안부를 물으며 시험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풀기도 했고, 공직 경험이 있는 일부 예비후보는 고사장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등 여유가 묻어났다.
한 예비후보는 “시험 준비를 크게 할 것 없이 다 기본적인 것이다. 조금 관심 있는 사람은 충분히 볼 만한 시험이었다”며 “지방자치나 선거법을 경험한 사람들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른 예비후보는 “동영상 강의를 보고 공부했다. 어려운 분야도 있었지만 열심히 한 만큼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선을 다해 만점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수능 수험생처럼 긴장하는 청년 예비후보도 눈에 띄었다. 한 청년 예비후보는 필기 노트를 손에서 놓지 않고 고사장을 들어가는 순간까지 노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안산시의회 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A씨는 “공부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도덕성을 평가하는 쉬운 부분도 있었다”며 “당에서 투명성 있게 공천 심사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밝혔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고사장을 찾아 자격평가를 치르는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과 인사를 나누며 응원을 보냈다.
2시간 뒤 자격평가를 마친 공직후보자들이 고사장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밝은 얼굴로 미소를 짓는 예비후보가 있는가 하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예비후보도 보이는 등 평가를 치른 공직후보자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전 수원시의원 출신의 한 예비후보는 “잘 풀긴 했지만 헷갈리는 부분도 있었다”며 “평가 준비 기간이 부족해 예상 문제집에서 좀 쉽게 나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예측이 틀렸다”고 허탈해 했다.
오산시의원을 역임했던 한 예비후보도 “그럭저럭 봤다고 생각하지만 난이도가 높았다”며 “정치 경험으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었지만 공부를 통해서만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안양지역 경기도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B씨는 “시간에 쫓겨 몇몇 문제는 제대로 풀지 못하고 찍었다”면서 “찍으면서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어 공부가 부족한 분들에게 좀 어려웠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의왕지역 경기도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C씨 역시 “상당히 변별력을 요하는 문제들이 많았다”면서 “첫 시험이라 점수는 높게는 안 나올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용인시의회 의원을 준비 중인 80대 예비후보 D씨는 “내용도 어렵지만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표시하는 그 자체가 어려웠다”면서 “실수가 반복되면서 답안지를 교체하는데 마지막에는 감독관이 답안지가 없다고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치러진 PPAT는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국민의 힘이 정당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자격시험으로 전국 17개 시‧ 고사장에서 약 4500명이 응시했다.
공직후보자는 평가 점수에 비례해 최고 10%의 가산점을 받으며, 광역‧기초의원 비례대표의 경우 각각 70점 이상, 60점 이상을 받지 못하면 공천에서 탈락된다.
[ 경기신문 = 허수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