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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오산초등학교 '오산마을 도서관'…돌봄교실·급식실·운동장 등과 연결, 어느 곳 하나 막힌 곳 없는 열린 공간

2020년 리모델링으로 학생·마을주민 개방형 도서관 구축
이경아 사서교사"독서, 삶 아름답게 가꿔주는 힘"
북카페·테라스형 도서관 등 자유로운 사고 키워줘

 

여주시 가남읍에 있는 오산초등학교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지식과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오산마을 도서관'이 있다.


1946년 3월 2일 설립된 오산초등학교는 현재 재학생 80여 명·10여 명의 교직원이 함께하는 소규모 학교다. 지난 2020년 여름, 초등생을 비롯 마을 주민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오산마을 도서관은 장서 1만 1000여 권을 보유 중이다. 

 

'오산마을 도서관'은 기존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높은 책장들 사이 가득한 책들로 다소 어두컴컴한 그림자가 드리우는 곳이 아닌 햇살이 내리쬐는 열린 공간이 특징이다. 도서관은 돌봄교실과 급식실·운동장 등 학교 어느 곳이든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길목과 같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학생·마을주민 함께하는 '마을 아지트' 오산마을 도서관

 

학교의 길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오산마을 도서관에는 3개의 문이 존재한다. 마을 주민들의 이용이 가능한 마을 방향 부 출입구·1층 복도와 연결된 중문·운동장으로 나있는 폴딩도어 형태 출입구이다. 특히 운동장으로 이어지는 테라스형 도서관에는 개방형 천장을 시공해 학생들에게 자연채광으로 따뜻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도서관 내부 라운지는 평소 학생들이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때때로 작은 발표회가 가능한 미니 무대로 변신하는 등 아지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도서관에서 즐기는 달콤한 코코아 한잔'…북카페, 학생들 최애 공간

 

동요 '옹달샘'에 나오는 산속 토끼의 휴식공간과 같은 곳도 존재한다. 오산마을 도서관 속 'BOOK CAFE'가 그런 공간이다. 이곳 학생들의 옹달샘 역할을 하고 있다. 책을 대출하면 달콤한 코코아와 상큼한 아이스티를 제공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최애 공간이다. 

 

이경아 사서교사는 도서관에서 자랑하고 싶은 공간으로 북카페를 꼽았다. 이 사서교사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정말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곤 했는데, 코로나19 이후엔 방역지침으로 인해 개인컵이나 보틀에 타 먹을 수 있는 스틱으로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보다는 맛있는 아이스티나 코코아가 먹고 싶어 오는 학생들이 있지만, 일단 도서관에 온 것만으로도 앞으로 책과 가까워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거라 생각하기에 모두 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책 읽어주는 언니, 오빠' '카네이션' 등…이색 도서관 활동 눈길 

 

북카페는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방과 후 수업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안전한 장소를 제공한다.

 

이 사서교사는 늘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책을 읽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한다. 이런 고민 끝에 이색적인 도서관 활동도 탄생했다. ▲우리 차 한잔 해요 ▲책 제목을 찾아라 ▲잃어버린 페이지를 찾아서 ▲슬기로운 여름생활 ▲독서사진 공모전 ▲카네이션 머리띠 만들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아울러 학생들의 책 읽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선생님과 함께하는 아침 20분 독서 운동을 실천 중이다. 또 점심시간에는 '책 읽어주는 언니, 오빠' 활동으로 문해력이 부족한 저학년을 대상으로 고학년 학생들이 책을 읽어주고 있다. 

 

도서관에는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전시 공간'도 있다. 도서관 내부에 2층으로 연결된 계단을 오르면 바로 보이는 게시판과 놀이공간 위쪽을 활용해 도서관 활동 작품·매월 주제 도서 전시 등이 이뤄진다. 전시 공간은 세계 책의 날·양성평등·환경의 날·명절 등 학교 교육과정에 일치하는 북 큐레이션 및 원화 전시로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학생들이 직접 카네이션이 되어보는 '카네이션 머리띠 만들기' 활동을 했다. 도서부원 오은소 학생은 "어버이날 카네이션 머리띠 만들기가 제일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만들기 쉬워서 좋았고, 우리 도서관은 행사나 재미있는 활동을 자주 해서 최고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매년 9월 '독서의 달'에는 '나만의 독서대 만들기', '내가 만드는 책 표지'등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책의 역사와 인쇄술의 발달 등에 대해 알아간다.

 

현재 이 사서교사는 학생들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독서기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책을 읽고 나누어요'는 1~2학년 통합교과, 3~6학년 국어·사회·과학·도덕 교과와 연계된 독서 프로젝트로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네이버 밴드와 e알리미를 통해 도서관 소식지를 배부해 핸드폰으로 도서관 이슈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경기여주가남교육도서관과 함께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디지털 도서관 형태의 '책이음버스'를 신청해 다양한 종류의 책을 체험하고 있다.

 

또 도서 분류기호를 이용한 독서여권 행사, 분류기호 보드게임을 통해 놀이를 통한 도서관 규칙 이해를 돕고, 매월 학급 인원수만큼의 책을 대출하는 반별 독서 릴레이, '내가 추천하는 책' 활동 등으로 지속적인 독서활동이 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인터뷰] 오산초등학교 이경아 사서교사

 

 

"도서관은 지식과 기쁨의 창고다."

 

이경아 사서교사는 독서를 두고 '삶을 아름답게 가꿔주는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처럼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삶을 아름답게 가꿔주는 힘, 그것이 바로 독서의 힘이다"고 피력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책을 마음껏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학교 도서관은 어느 곳 하나 막힌 곳이 없이 열린 공간으로 학생들이 지나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굳이 마음먹고 찾아오지 않아도 이동 동선에 도서관 책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행사를 진행할 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참 많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도서관 행사로 맞이해 줄 테니 '오산마을 도서관'에 많은 사랑을 부탁한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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