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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고 부럽지 않아”…수원 화홍고 졸업사진 촬영 현장 ‘개성만점’

오징어게임 캐릭터·텔레토비·H.O.T. 등 코스프레 눈길 끌어
입학부터 코로나 겪은 04년생, 첫 학교 행사 졸업사진 촬영
“현장학습, 수학여행, 체육대회 못 해…추억 많이 쌓고 싶어”
관내 초·중·고등학교 일상회복 프로그램 앞으로 계속될 것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수학여행도 못 가고 아무것도 못 했어요. 벌써 고3인데 친구들 마스크 벗은 얼굴도 오늘 처음 봐요.”

 

수원 관내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잠재된 끼와 재능을 뽐낼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 20일 오전, 화홍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수원 올림픽공원에서 졸업앨범 사진 촬영을 했다. 이들은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04년생들로 3년만에 졸업을 앞두고 첫 학교 행사를 가지는 것이다.

 

이날 촬영은 화홍고 학생들의 개인별, 조별 ‘콘셉트샷’으로 작은 축제를 방불케했다. ‘텔레토비’와 같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부터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악당, 그룹 H.O.T.의 ‘캔디’를 재현한 모습 등 예사롭지 않은 옷차림이 공원 곳곳에서 진풍경을 연출했다.

 

학생들은 촬영을 위해 콘셉트를 열심히 고민하고 인터넷에서 의상과 소품을 대여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인기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김준희(18세)군은 “기막힌 아이디어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 오징어게임이 유행했던 게 떠올랐다”며 “그동안 모두가 학교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닌 바람에 이 자리에서 얼굴을 처음 보는 친구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벗고 이렇게 친구들 얼굴을 보니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의 인기 캐릭터 ‘텔레토비’를 코스프레한 학생도 눈에 띄었다. 유민서(18세)군은 “특이한 컨셉을 하고 싶었다”며 “어릴 적 인기가 많았던 귀여운 텔레토비 캐릭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3년 동안 추억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며 “과거에 대한 향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즐기는 ‘뉴트로(New+Retro)’ 콘셉트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020년 전국 초·중·고·대학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원격수업을 실시했다. 약 2년간 진행된 원격수업은 지난 4월 ‘포스트 오미크론 학교 일상회복 추진 방안’에 따라 정상 등교로 전환됐다. 또 정부는 5월부터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다. 이에 고3 학생들은 입학 후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고 실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기상천외한 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졸업사진 촬영 이상의 추억 쌓기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실제 학생들은 무더운 날씨와 두꺼운 옷에 “너무 덥다”고 외치면서도 첫 학교 행사에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그룹 H.O.T.의 ‘캔디’ 의상을 재현한 홍영준(18세)군은 “6명이 단체 사진을 찍는데 조장이 이 컨셉을 하자고 해서 등 떠밀려 입었다”며 “옷은 많이 덥지만 재미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친구들과 경호원 컨셉을 한 오세준(18세)군은 “04년생은 코로나 때문에 현장학습이랑 수학여행도 못 가고 체육대회도 못 했다”며 “이렇게 친구들과 야외에 나오니 놀러 나온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날 학생들을 촬영한 사진작가들은 콘셉트에 맞는 포즈를 추천하거나 학생에게 뛰어가 직접 옷깃을 매만져주는 등 열정도 보였다.

 

사진작가 이재웅(35세)씨는 “원래는 촬영이 다 보류됐다가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서 다시 진행됐다”며 “코로나가 많이 풀려서 학생들의 외부 활동도 시작된 것 같다. 다시 학생들을 촬영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3학년 선생님들도 촬영하는 학생들 앞에서 “예쁘다”며 박수를 치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등 훈훈함을 더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학생들의 열기에 선생님, 학생 모두 놀람과 벅찬 감동을 느낀 듯 했다. 놀랍게도 이날 촬영은 모두의 작은 축제가 됐다. 

 

3학년 부장을 맡은 김경순 선생님은 “이번 졸업사진 촬영이 우리 아이들의 첫 학교 행사로 그동안 체험학습이나 행사를 한 번도 못 했다”며 “아이들이 1학년 땐 5월에서야 개학을 했고 이후에도 격주로 등교했다”고 안타까운 상황들을 설명했다. 

 

이어 “3년째 코로나에 묶여있던 아이들이 운 좋게 거리두기가 해제돼 졸업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며 “밝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매우 감격스럽다”고 환하게 웃었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되돌리기 위한 관내 초·중·고등학교의 소소한 일상회복 프로그램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