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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수의 관규추지(管窺錐指)] 5년 후, 그는


 

집권 2개월 만에 지지율이 이렇게 거덜 난 대통령이 있었나. 그를 위해서도 나라를 생각해도 안타까운 일이다. 일각에선 지지율이 더 추락하면 탄핵이 일어날 거라지만, 친위 쿠데타라면 모를까, 세계 어디에도 지지율이 바닥을 긴다고 탄핵당한 지도자는 없었다. 21세기 들어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5%로 떨어졌고, 결국 탄핵당했지만, 그것은 브라질 정치의 후진성과 부패가 빚은 코미디였지, 지지율 문제라고 단언할 수 없다. 국민이 뽑았으니 국민이 퇴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지도자가 내우외환의 범죄를 저질렀을 때 한정이다. 지지율이 아무리 낮아도 그것만 가지고 탄핵이 통과될 리 없다.

 

역대 대통령은 상반되는 두 가지 이미지로 대중에게 나타난다. 이승만은 국부와 독재자, 박정희는 경제 발전과 독재자, 김영삼은 하나회 척결과 IMF 위기, 박근혜는 공주와 최순실 등이다. 이제 겨우 2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 시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어떨까. 무능과 김건희로 요약할 수 있다. 윤석열은 김건희로 흥했고, 그로 인해 몰락할 것이다. 예언이랄 것도 없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윤석열의 오랜 지인들이 지키는 룰이 김건희 언급 금지라고 한다. 대선을 돕던 모 의원(짐작건대 나경원)이 김건희 리스크를 언급한 것만으로 선거판에서 배제되고, 취임식에 초청도 받지 못했다는 것 아닌가. 윤석열의 역린이 김건희라면, 윤석열의 정체성 중 가장 속 고갱이 역시 김건희일 것이다. 지도자라면 역린을 만들지 말아야 하고, 있다면 그가 정치를 좌지우지하지 못하도록 격리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호사가들의 입초시에 오르내릴 안줏거리론 영부인 이야기가 제격이겠지만, 나는 사실 그녀에 대한 흥미도 없고, 무엇보다 아는 바가 없다. 현재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자들의 수준으로 볼 때 기대난망을 넘어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그저 부디 바라건대 김 여사 수발 잘 들고, 꼬리 잘 감춰서, 국민 대중에게 불쾌감과 혐오심, 나아가 증오를 키우지 않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내 말이 틀렸으면 도끼로 내 목을 치라”는 지부상소의 유구한 전통으로 빛나는 나라라서, 대통령 부인이라고 그냥 넘어가 주지 않는다. 부디 제발 최순실 전철은 피하길, 그러려면 지금처럼 나대지 말고, 구중궁궐 안에서 영부인 놀이나 하고 지내길 바란다.

 

내가 진심으로 걱정스러운 부분은 김건희 리스크가 아니다. 윤석열의 진짜 문제는 그가 완벽하게 무능하다는 점이다. 단언컨대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왜 이렇게 급전직하하고 있는지 이유를 모른다. 그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을 뿐이다. 반 문재인. 그 하나로 스타가 됐고, 대선 후보로 뽑혔으며, 기어이 대권을 잡았다. 그래서 취임한 뒤로도 반 문재인 노선을 충실히 걷고 있는데, 왜 두 달 만에 환호가 저주로 바뀐 걸까. 그에게 아주 조그만 정치적 재능이라도 있다면 민심 이반의 원인과 대처법을 찾아내겠지만, 그의 무능과 독선은 충언과 고언을 내치고 예스맨들로 가득 채워진 대통령실과 내각을 고집할 것이라서, 우리 앞날은 매우 암울할 것이다. 누가 알겠냐만, 5년 후 그는 대체 어떤 모습일까. 나라 꼴은 어찌 돼 있을 것이며, 고꾸라진 주식시장은 대체 언제쯤 되살아날 것인가. 나라 걱정 숱하게 하며 살았지만, 대체 무슨 짓을 해서 나라를 망가뜨릴지 이렇게 조마조마한 대통령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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