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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 못하는 ‘투명인간’”…학비노동자의 설움

비정규직 꼬리표, 고립 혹은 외톨이 취급
부당한 대우 당연하다는 인식 만연해
“시위 외에 알릴 방법 없어…시선 곱지 않아”
“비정규직 노동자 근무 현장 파악 후 개선해야”

 

“휴게공간이 없어 학생들을 돌보다가 교실 앞 복도에 누워 잠깐 쉬던 중 교장 눈에 띄어 설움을 겪었다.”

 

7년째 초등돌봄전담사로 일하는 이희진(51) 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투명인간’이라 표현했다. 비정규직이라는 꼬리표는 교육현장에서 늘 고립되거나 외톨이가 되기 일쑤다. 불편함을 호소해도 개선되지 않는다.

 

이 씨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지위는 법으로 보장되지 않아 근무환경이 열악해도 개선되지 않는다”며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마다 거리로 나와 시위하는 것 외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를 알릴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연일 거리로 나와 파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중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당연히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한다는 인식이 만연해서다.

 

교육 구성원들도 파업을 긍정적으로만 보진 않는다. 파업이 진행되면서 업무 공백이 생기면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또 학생들을 학교에 맡기는 학부모들도 돌봄 공백이 생길까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학부모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보다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우선시하고 있다. 학교 관리자도 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환경 개선을 미루고 있다.

 

이 전담사는 “초등보육전담사들은 정해진 휴게 공간 없이 학생들과 같은 공간에 머무르다 보니 근무 중 쉬는 시간마저 학생들을 돌봐야 한다”며 “하지만 교육 구성원들을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해줬는데 왜 쉬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않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끝으로 이 전담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을 한번이라도 직접 보길 바란다”며 “정책 시행 이전에 노동자들의 근무 현장을 파악해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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