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설과 추석 연휴는 우리나라 정치권이 가장 신경 쓰는 시기인데, 그 중 하나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설과 추석 민심의 향방은, 향후 정국 주도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설이나 추석 연휴에 자신들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가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이번 추석 연휴 밥상에서 여야에 대한 긍정적인 말들이 오가기는 힘들 것 같다. 이번 추석 밥상에 오를 이슈들을 예상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관한 이슈,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관련된 이슈, 그리고 김건희 여사 관련한 문제 등이기 때문이다.

현재 양당은 상대편 관련 이슈를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을 들고나오고 있고,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관련 공격을 철벽 수비하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는 “범죄와의 전쟁”이라며 야당 공격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6일의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두 여부였다.

과거 이재명 대표는 이런 문제에 대해 거의 예외없이 정면돌파를 선택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검찰 출두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출두 대신 서면 조사를 주장했고, 이것이 관철됐다. 정면돌파를 선택해 검찰에 출두할 경우, 이재명 대표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떳떳함을 국민들에게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검찰에 출석하는 이 대표의 모습이 추석 연휴 내내 각종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민주당은 정면돌파를 말린 것 같다. 하지만, 민주당의 뜻대로 검찰에 출두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뭔가 있으니까 거부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결국 검찰에 출두를 하든 안 하든, 시각적 충격의 유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어서, 추석 밥상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부정적 언급이 오가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경찰 출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공식 천명했기 때문에, 출석은 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그 시기는 추석 이후일 가능성이 높아, 추석 밥상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가 중요 화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은, 야당이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과거부터 계속 제기된 문제들이기 때문에, 여론의 “유난한” 관심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여론은 어떤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 지대한 관심을 보이지만,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의혹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지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의혹 사건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돼도 식상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번 추석에서 여당은, 야당과 이준석 전 대표의 이중 공격에 시달릴 것이기 때문에, 야당보다는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추석 이후의 여론 추이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