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폐소각장 문화 재생 시설인 부천아트벙커B39가 새 단장을 마치고 참여형 전시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내달 18일까지 열리는 설치미술 작가 오순미 초대전 ‘공간의 불가촉성(不可觸性)’은 4면과 바닥이 거울로 이뤄진 피라미드 형태의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만질 수 없고,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냈다. 거울을 통해 수없이 비춰지는 무한한 공간 속에서, 피라미드가 가진 비가시적인 힘을 제시한다.
작품은 소리 변화를 보여 주는 프로그램을 활용한 쌍방향(인터랙티브) 설치 미술이다. 피라미드 내부에 들어서면 관람객의 소리를 흡수한 뒤 이에 반응하는 영상을 거울로 반복해서 재생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거울과 영상, 빛을 활용한 구조물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소리의 힘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전시 관계자는 “쓰레기 소각장으로 쓰였던 부천아트벙커B39는 소멸하는 장소이자 다시 탄생하는 공간이다”며 “전시를 통해 우리는 존재하다 사라지는, 실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소중한 경험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와 연계한 공연도 진행된다. 내달 16일과 17일, 이틀간 버티컬 댄스(밧줄에 몸을 묶고 고층빌딩의 외벽이나 암벽 등에서 춤을 추는 현대무용) 단체인 서드 네이처(Third Nature)의 무대가 펼쳐진다.
공연은 현대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의 세 번째 본성인 ‘창조, 다중, 자연성으로의 회기’를 표현한다. 한 존재가 재탄생하기까지의 환원을 재해석했다. 관객은 이전 소각장이었던 부천아트벙커B39 바닥에 누워 하나의 버려진 부산물이 돼 공연에 참여하게 된다.
공연 참여 방법은 부천아트벙커B39 누리집을 통해 추후 안내될 예정이다.
한편, 부천아트벙커B39는 최근 실내 전시실 확장과 야외 쉼터, 놀이터 마련 등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방문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