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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3사 통합' 김동관···현장직 통합 의지는 의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사, 아직도 2022년 임단협 진행 중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 사장이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디펜스, ㈜한화 방산 부문 등 '방산 3사 통합 완료'를 선언한 가운데, 현장 직원들의 통합도 이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삼성에서 한화로 인수된 뒤 분사와 인수·합병(M&A) 등을 거치면서 현장직 노조가 4개로 쪼개졌다. 이면에는 사측의 '노조파괴 전략'이 있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사는 2022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노조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일시금 소급 적용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해 평행선을 걷고 있다.

 

사측은 임단협이 타결된 한화디펜스 구성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고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디펜스 노조와의 합의안 이상으로 높여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화디펜스에도 현장직 노조가 있지만 교섭권은 일반직으로 구성된 기업노조가 갖고 있다.

 

지난해 끝났어야 할 양측의 줄다리기가 지금까지 이어지자 결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가 한발 물러나 임금 인상과 일시금 지급을 철회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한화디펜스 흡수합병에 이어 최근 ㈜한화 방산 부문까지 옮겨와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장기화하기보다는 일단 정리하기로 했다"며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의 결정에 불만이 있어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는 제대로 된 쟁의 활동을 할 수 없다. 노조법에 따르면 방위사업법에 의해 지정된 업체 종사자 중 방산물자 생산 업무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단협이 그동안 무분규 타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측은 이 점을 적극 활용해 이전의 협상에서도 기한을 넘기면서 협상을 길게 끌고 가는 등 관련 업무를 해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의 부당행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삼성에서 한화로 인수되면서부터 시작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삼성테크윈이란 이름으로 한화에 인수됐다. 이후 한화테크윈으로 사명이 바뀌었고, 2017년 물적분할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테크윈)와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한화지상방산 등 4개 회사로 나뉘었다.

 

노조 역시 법인별로 갈라졌다. 이 과정에서 사측의 고과·승진 차별, 무쟁의 장려금 차별 지급 등 조치가 이어지며 결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노조는 소수 노조로 전락했다. 소수 노조가 되면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권이 없어진다.

 

실제 2015년 작성된 '노사 관계 안정화 보고' 문건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노조파괴를 골자로 하는 '비노조 체계 로드맵' 수립을 계획했다. 문건엔 '금속노조 소수화, 비노조화 전략 추진 필요', '교섭 지연을 통한 파업 유도 후 직장폐쇄, 징계해고' 등의 문구가 있다.

 

2016년에 작성된 문건에도 '금속 조합원 대상 하위 고과 배분 및 업무 중심 밀착관리로 자발적 탈퇴 유도', '비금속 사원 대상 고과 우대 정책 실시', '직장 생활의 실질적 혜택 박탈을 통한 압박 수위 고조' 등이 쓰여 있었다.

 

이 같은 사측의 계획은 2017년 9월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돼, 지난 2019년 이정미 정의당 의원을 통해 공개됐다.

 

법원은 지난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당노동행위로 피해를 입은 금속노조에 8000만 원, 37명의 조합원들에게 75~150만 원씩 가산이자를 포함해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사측은 여전히 임단협 테이블에 제대로 나서지 않고 있다. 껍데기만 통합했을 뿐 내부적으로는 통합·화합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는 김동관 부회장이 진정한 방산 3사 통합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품게 만든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21년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김동관 부회장과 회사는 계속 확장을 얘기하고 있는데 정작 내부적으로는 통합은커녕 교섭조차 제대로 안 하는 상황"이라며 "통합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해양의 유상증자에 1조 원을 투입해 지분 24.7%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 외 한화시스템(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 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 원) 등이 함께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화그룹은 총 2조 원을 들여 지분 49.3%를 확보한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일부에서는 강성노조로 분류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한화그룹 사측 간 충돌 등으로 새로운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경기신문 = 박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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