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듯 그대로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굽이치는 파도와 바람에 물결치는 모래들을 보며 우리는 자연도 언제나 바쁘게 들숨과 날숨을 내뱉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양주에 위치한 안상철미술관(관장 안재혜)이 지난 20일부터 6월 18일까지 선보이는 오숙환 작가의 개인전 ‘자연의 호흡(The Breath of Nature)’은 자연을 먹으로 표현해내는 오 작가의 수묵 추상화 23점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울릉도에서의 레지던시가 작가에게 자연과 특별한 동행의 경험을 하게 했으며 그의 작업 세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 준다.

오 작가는 화선지와 한지에 먹을 이용해 드넒은 모래사막 위 펼쳐진 모래무늬들을 담아냈다.

평론가 송희경은 “오숙환 작가의 화폭에는 ‘흑과백, 채움과 비움, 법칙과 자유, 형상과 비형상, 곡선과 직선’이 공존한다”면서 “순환과 반전이 거듭되는 일정한 규칙들이 질서를 부여하고 화폭에 웅장한 자연을 투영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오숙환의 한국화에서 신의 창조물인 자연이 조물주의 대리인인 작가를 거쳐 재탄생되는 과정을 목도한다”고 덧붙인다.

평생 지필묵을 탐색하고 연구해온 작가로서, 교육자로서 한국화의 전통을 고수해온 오 작가의 여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나에게 보여지는 것, 다가오는 것, 느껴지는 것을 받아서 특별한 연출 없이 드러내고 싶은 것이 나의 최종 목표’라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형상화하기 위해 정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전시를 기획한 안재혜 관장은 “자연의 숨결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를 통해 수묵이라는 전통 언어로 광활한 모래사막을 재현해 낸 작가의 웅장한 예술적 박동이 관람객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안상철미술관에서는 연정 안상철 화백의 30주기를 맞이해 상반기 기획된 모든 전시를 대중에 무료로 개방한다.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