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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방간의 위협 : 간 건강 관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비가 오는 날이 잦아지게 되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애주가들은 술 먹을 핑계를 만들어 내게 마련이지만, 특히나 “비 오는 날에는 막걸리”라는 상식(?)이 술 자리로 이끌게 된다. 필자 역시 애주가 중 한 사람으로 주위에 술꾼들이 많다보니 이런 날을 피해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거나하게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꼭 한번은 듣게 되는 이야기가 ‘간이 욕하겠다’ 혹은 ‘간에게 미안하다’ 등의 표현이다.

 

잘못된 정보로 인한 간을 학대하는 습관

보통 일반적으로 우리가 간을 학대하는 경우는 ‘술’과 ‘피로’라고 생각하기 쉽다. 피로는 간 때문이며, 간을 관리해야 피로도 줄일 수 있다고들 한다. 몸의 피로와 알코올 섭취가 간에 무리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간은 그렇게 단순한 기관이 아니다. 간은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들의 물질 대사를 관장하는 기관이다. 간은 우리가 먹는 모든 것들을 일단 ‘유해 독소’로 간주하고 분해, 해독하여 피를 통해 모든 장기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즉, 물을 제외하면 먹는 모든 것들이 간에게는 부담이 되는 것이다. 약은 말할 것도 없고, 유기농 채소건, 잡곡 밥이건 간에는 부담이 되는 ‘독소 성분’이다. 심지어 간을 위해 챙겨 먹는 것들조차 간에게는 오히려 ‘해독해야 하는 또 하나의 독소’라는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간에는 약도 없다는데 간을 위해 먹는다는 건 뭐지?

간에는 약도 없다고들 한다. 한번 나빠진 간은 다시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상식이다. 간에는 약도 없다는데, 우리는 간을 위해 뭔가를 챙겨 먹으려고 한다. 간을 위해 먹는다는 모든 것들은 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랬다면 간에 약이 없을 리가 없지 않은가? 전 세계적으로 간을 위해 먹는다는 건강기능식, 약 등의 효능을 살펴보면 간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거나 도움을 주는 것은 없다. 단지, 항산화 작용이나 간에서 배출하는 담즙 배출 활성화 등이 대부분이다.

 

술도 안 먹는데 지방간이라고?

우리나라 성인 대다수가 가진 지방간의 경우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지나친 알코올 섭취 때문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2016년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지방간을 유발하는 간 손상의 경우는 장에서 생긴 내독소가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이동하며 발생하는 것으로 명기하고 있다. 또한 미국 코넬대학에서 만성 피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도 만성 피로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장내 미새물의 종류가 극도로 낮아 세균 수치가 상당히 높아 이 세균(유해균)들이 염증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은 우리가 섭취한 모든 먹거리를 분해하여 흡수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장이 모든 물질 대사를 관장하는 것이 아니라, 장에서 분해된 성분들은 그대로 간문맥을 통해 가장 먼저 간으로 유입된다. 이후 간은 장에서 유입된 모든 성분을 ‘독소’로 인식하고 분해, 해독하여 온 몸으로 물질대사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우리의 간에 부담을 주는 LSP(내독소)는 장내에 존재하는 그람음성균이라고 하는 세균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독소로 소장, 대장 어디에나 존재한다. 세균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장이나 간에서 흡수되거나 분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세균을 따라 간에 치명적인 독소들이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유입되어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이때 장누수증후군을 가진 환자라면 이러한 유해균이 다량으로 간으로 유입되게 된다. 간으로 유입된 해당 독소(내독소 LSP)는 간에 쌓이게 되면서 이것이 간 손상을 유발하여 지방간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애간장 태우는 간 건강 관리

간을 위해 무언가를 먹겠다면 그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던 식약처의 발표 내용은 최근 간 건강과 관련한 학계의 새로운 발견을 인용한 것이다. 식약처 발표와 코넬대학의 임상시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의 간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지방간 등 간 질환의 걱정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우선 장 내 미생물의 관리를 통해 장에 존재하는 유해균들이 간 문맥을 통해 간으로 넘어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애간장 태우다’라는 표현은 ‘몹시 안타깝고 초조하며 걱정이 된다’라는 의미다. 여기서 ‘애’는 창자, 즉 대장을 말하고, 간장은 간을 의미한다. 우리 선조들은 장과 간의 관계와 그 중요성에 대해 이미 알고 계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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