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2연패를 당하며 사실상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대표팀(FIFA 랭킹 17위)은 30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조별리그 2차전 모로코(FIFA 랭킹 72위)와 벼랑 끝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차전 콜롬비아(0-2)에게 패한 데 이어 2패를 기록하며 H조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각 조 2위까지 진출하는 16강 진출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날 한국은 3-5-2 전술을 꺼내들었다. 최전방에는 2015년 캐나다 대회 이후 8년 만에 선발로 출전한 박은선(서울시청)과 손화연이 투톱으로 나왔으며 미드필더는 장슬기(이상 현대제철), 조소현(토트넘), 지소연(수원FC), 이금민(브라이턴), 추효주(수원FC)로 구성했다.

 

수비라인은 홍혜지, 김혜리(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로 꾸렸으며 골키퍼 장갑은 김정미(현대제철)가 꼈다.

 

원래 임선주(현대제철)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몸을 풀던 중 갑작스럽게 종아리 통증을 호소해 그라운드 밖으로 떠났고 그 자리를 심서연이 대신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계획이 틀어진 벨 감독은 전반 초반 이른 시간에 실점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한국은 전반 6분 모로코 이브티산 즈라이디가 오른쪽 측면에서 투입된 동료의 크로스를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더로 절묘하게 방향을 틀어 마무리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25분 조소현이 중원에서 상대의 패스를 가로채 역습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은 페널티지역에 있던 박은선이 왼쪽 측면에서 투입된 지소연의 크로스에 머리를 갖다 댔으나 골대 왼쪽으로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전반 27분 모로코 아마니가 페널티지역 왼쪽 대각선에서 때린 슈팅이 높게 뜨며 한숨을 돌렸고 전반 30분에는 수비 지역에서 지소연이 우즈라위 디키에게 공을 빼앗긴 후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우즈라위의 슈팅이 골대 벗어나며 0-1로 스코어를 유지했다.

 

 

0-1으로 전반전을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추효주와 손화연을 불러들이고 문미라(수원FC)와 최유리(현대제철)를 투입하며 전술 변화를 줬다.

 

후반 초반 오른쪽 측면에서 활발한 공격을 이어가던 한국은 후반 9분 왼쪽 특면에서 올라온 상대의 크로스를 골키퍼 김정미가 뛰처나오며 펀칭으로 처리했다. 공은 멀리가지 못했고 모로코 누하일라 벤지나의 슈팅으로 연결됐지만 골대 위를 넘어가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후반 24분까지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한국은 박은선을 대신해 전은하(수원FC)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한국은 후반 35분 모로코 벤지나가 페널티 지역으로 돌파하던 지소연에게 고의적인 반칙을 범해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은 한국은 키커로 나선 지소연의 슈팅이 모로코 수비벽에 맞고 나오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은 후반 38분 홍혜지를 빼고 2007년생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PDA)를 내보내며 총력전에 나섰다.

 

페어는 후반 42분 페널티 지역 골대 정면에서 골대 오른쪽을 겨냥해 땅볼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을 외면했고 후반 44분에는 페널티 박스 왼쪽 대각선에서 때린 천가람의 오른발 슈팅이 높게 떴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6분이 주어졌다. 한국은 공격수 숫자를 늘리면서 득점을 노렸지만 끝내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패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