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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호원 이야기…뮤지컬 ‘그날들’

20년 전 한중 수교식 이후 사라진 무영과 통역사
김광석 노래로 무대 채운 주크박스 뮤지컬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대를.”

 

1992년 한중 수교를 앞둔 어느 날, 청와대 경호원으로 발령받은 정학과 무영은 통역사를 지키라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한중 수교의 비밀을 알고 있는 통역사를 지키기 위해 그들은 최선을 다하지만 어느 덧 시간이 흘러 그녀의 사망일이 다가온다.

 

김광석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이 관객과 만나고 있다. 2013년 초연을 거쳐 10주년을 맞이했다. 55만 관객을 돌파하고 뮤지컬 시상식 11개 부문 최다 석권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극은 주크박스 뮤지컬인 만큼 김광석의 노래들로 가득 찬다. 정학과 무영의 만남부터 통역사를 경호하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장면, 정학과 무영이 군에서 훈련받을 때까지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들로 극은 몰입도를 높인다.

 

 

한중 수교의 비밀을 알고 있는 통역사는 중국의 눈엣가시다. 그녀를 없애려는 작전에 청와대 경호원은 그녀를 비밀리에 보호한다. 신임 청와대 경호원인 정학과 무영은 그녀를 지키며 사랑과 우정을 키워간다. 하지만 그녀가 죽을 날이 다가오자 무영과 통역사는 사라진다.

 

20년이 지나 한 중 수교 20주년을 앞둔 어느 날, 20년 전과 같이 경호원과 대통령의 딸 하나가 사라진다. 고등학생인 하나는 음악 대회에서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로 연이어 1등을 거머쥐는데, 동창생들의 시기에 학교생활이 괴롭다.

 

가출한 하나와 그녀를 지키려는 대식은 산에서 20년 전 사라진 통역사와 무영의 흔적들을 발견한다. 음계를 이용해 암호를 만들었던 무영과 통역사는 목숨을 위협받자 산에서 편지를 남기고 죽음을 맞이한다. 통역사는 무영 덕분에 살아남았고, 무영은 죽었다.

 

간첩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무영에 정학은 마음 아파하지만, 통역사와 무영의 비밀을 알게 된 정학은 오해를 푼다. 한 사람이라도 지켜야하는 경호원 무영의 희생은 직업의 소명의식을 일깨운다.

 

 

20년 전 그 날과 오늘을 교차 편집하는 과정이 수 천 개의 실 커튼을 통해 연출되며 회전식 무대가 빠른 무대 변환을 가져온다. 배우들은 청와대 경호원의 특공무술, 유도, 검도, 헬기레펠, 격파 훈련을 선보여 현실감을 높인다.

 

관객석 한자리에 늘 김광석의 자리를 남겨놓고 공연한다는 ‘그날들’ 연출진은 “김광석의 노래를 이용해 뮤지컬을 만드는 것은 부담되지만 그의 음악이 언제, 어디에서나 살아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학에 유준상, 이건명, 오만석, 엄기준이 출연하며 무영 역에 오정혁, 지창욱, 김건우, 영재가 나온다. 그녀 역은 김지현, 최서연, 제이민, 효은이 연기한다.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9월 3일까지 만날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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