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물가 안정과 소비 활성화를 위해 개최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대전'에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내 도매시장이 적극 참여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도매시장 특성상 주로 새벽 시간대에 영업이 이뤄지는 데다 공무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원활한 행사 참여가 어려워서다.
현재 경기도 내에는 구리, 수원, 안양, 안산에 공영농수산도매시장이 있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구리농수산물공사에서, 수원과 안산, 안양은 지자체에서 각각 운영 중이다. 이 중 수원, 안산,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못해 혜택을 보기 힘들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오전 1시부터 도매 유통 전문종사자를 대상으로 도매상품을 판매하고, 정오를 넘긴 이후로는 시장을 정리하거나 일부 상가만 소매상인을 상대로 반짝 영업하므로 대부분 운영인력이 밤 시간대에 근무한다.
이런 도매시장 운영구조에서 정부 행사를 참여하게 되면 한정된 인력으로 늦은 시간 일반 소비자 접객까지 이어져야 한다.
또 행사 중 농축수산물 구매 비용으로 일정 금액을 소비하면 환급해 주는 제도가 포함돼 있는데, 적은 인력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명세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렵다. 기존 인력으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 운영이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시장 운영 관계자는 "지자체 운영 시장이다 보니 공무 인력이 자유롭지 않은 문제가 있다"며 "정부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소화하려면 인력이 시장에 상주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문제가 가장 크기 때문에 행사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 정부기관은 오는 28일까지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소비자에게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제로페이앱을 통해 1인당 3만∼4만 원 한도 내 20∼30% 할인된 가격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다.
149개 전통시장에서는 오는 21일부터 일주일간 당일 구매 금액의 최대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현장 환급행사를 진행하고, 9개 전통·도매시장과 전국 30개 시장에서도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연말까지 상시 개최한다.
시장 관계자는 "정부에서 도매시장을 대상으로 큰 행사를 진행할 때 상인분들의 의견을 모으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오랜 공을 들여야 하는데, 갑작스레 진행하려다 보면 순환직 공무원의 경우 상황적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