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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의 사랑…뮤지컬 ‘레베카’

맨덜리 저택에 새 안주인으로 온 ‘나’의 이야기
보이지 않는 주인공 레베카로 긴장감 높이는 서스펜스

 

들려요? 바다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레베카 지금 어디 있든/ 멈출 수 없는 심장 소리 들려와/ 바람이 부르는 그 노래/ 레베카/ 나의 레베카/ 어서 돌아와/ 여기 맨덜리로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창가, 멘덜리의 집사 댄버스 부인은 옛 주인 레베카를 찾으며 부르짖는다. 맨덜리로 돌아오라고. 잘 정돈된 잠옷과 침대, 화장대, 조각상 모두 그녀가 집안에 살아 숨 쉬는 분위기를 풍긴다.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레베카의 흔적에 ‘나’는 혼란스러워한다.

 

수많은 스타 배우를 배출해내고 호평 속에서 사랑받아온 뮤지컬 ‘레베카’가 10주년을 맞았다. 2003년 초연 이후 여섯 번째 시즌동안 95만 명이 관람하고 2006년엔 오스트라 비엔나에서 초연을 가졌다. 영국 작가 듀 모리에의 소설과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레베카는 모두가 칭송하지만 그의 남편인 막심 드 윈터만은 혐오하는 인물이다. 그녀의 집사 댄버스 부인은 그녀를 모든 게 완벽한 여자였다고 여기지만 바다에 빠져 죽은 그 날 이후 그녀를 잊지 못한다. 맨덜리 저택에 남아 있는 그녀의 흔적은 음산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막심 드 윈터는 레베카를 죽였다. 결혼을 했음에도 다른 남자들을 만나며 은밀한 사생활을 즐기던 레베카는 막심 드 윈터를 비웃었다. 집안의 명예를 더럽힐 수 없어 이혼을 하지 못했던 막심 드 윈터는 레베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홧김에 그녀를 밀쳐 죽인다.

 

 

그녀의 시체가 바다에 떠오른 날, 경찰은 막심 드 윈터를 심문하고 레베카가 임신이 아니라 시한부 암에 걸려 막심 드 윈터의 손에 죽도록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절망감에 빠진 막심 드 윈터는 다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레베카의 죽음 이후 다시는 행복해질 수 없는 막심 드 윈터와 사랑에 빠진 ‘나’는 맨덜리에서 레베카의 흔적을 지우고 막심 드 윈터가 시련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순수하고 따뜻한 사람인 ‘나’는 진실을 찾으며 어둠을 걷는다.

 

진실이 밝혀질 즈음 맨덜리 저택에 불이 난다. 범인은 레베카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던 집사 댄버스 부인이었다. 자신에게는 모든 걸 털어놨던 레베카가 죽음을 숨겼다는 것을 알고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했다고 느낀 댄버스 부인은 불 속에서 죽는다.

 

등장하지 않지만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레베카의 존재는 긴장감을 조성하며 서스펜서의 강점을 극대화한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잘 짜인 연출은 추리 소설을 읽는 느낌을 준다. 강렬한 넘버와 압도적인 무대, 출연진의 화려한 안무는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댄버스 부인의 심리와 나의 용기, 막심 드 윈터의 좌절을 따라가다보면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낄 수 있다. 시련을 극복하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희망도 얻을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사랑은 뮤지컬 ‘레베카’ 저력이다.

 

막심 드 윈터 역에 류정한, 민영기, 에녹, 테이가 출연하며 댄버스 부인 역에 신영숙, 옥주현, 리사, 장은아가 출연한다. 나 역에 김보경, 이지혜, 이지수, 웬디가 나온다.

 

 

10주년 기념공연 ‘레베카’는 11월 19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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