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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권재 오산시장 "시의회, 추경·도시공사설립안 통과 이끌어 시민 뜻 받들기를"

 

2023년 9월 13일 오전 10시. 이 시간은 성길용 오산시의회 의장이 서민·약자들의 생존권과 경제자족도시 오산 발전의 시계를 멈춰 세운 순간이다.

 

시의장은 제278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워크숍 예산 1천100만 원 삭감 비판 기자회견을 연 오산시체육회에 유감을 표하며 무기한 정회를 선포했다.

 

시장이 직접 나서 체육인들에 의해 선출된 체육회장을 사퇴시키고, 제대로 관리·감독하라며 시장에게 직권남용을 강요하는, 해괴한 주장을 펼치면서 말이다.

 

해당 갈등 국면은 예산 삭감에 이의를 제기한 체육회와 이에 반발해 기자회견을 연 시의회행보에서 비롯됐는데, 시의장은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은 시장을 싸움판에 무리하게 끌어들였다.

 

이런 시의장의 태도와 맞물려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해 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조례안 및 동의안 4건 등 총 38개의 안건이 모두 발목 잡혔다.

 

정치의 최우선 목표가 무엇인가. 정치의 최우선 목표는 시민을 보호하고 도시 발전을 이끌어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데 있다.

 

그런데 시의장의 행보는 정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듯하다. 시민의 생존권을 침해하고, 오산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길로 말이다.

 

시의장이 멈춰세운 제3차 추경안에는 주소득자의 실직·사망 등으로 생계곤란을 겪는 저소득 취약계층 지원비, 노인의료복지시설에 입소한 기초생활수급자 지원비,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가사·사회활동 지원비 등 취약계층 생존권이 달려있다.

 

소진된 소상공인 대출 특례보증 지원비와 청년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료 지원을 기다리는 시민을 위한 예산과 학부모들 관심사인 어린이집 민간위탁 동의안도 포함돼 있다.

 

한 건 한 건이 모두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예산인데, 보류된 예산과 안건에 하루하루를 불안해할 시민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크다.

 

우리나라 덕담 중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이 있다. 가족 간에 이야기 꽃을 피우며 가장 행복하게 보내라는 이야기다.

 

시의장이 진정 각성하고 의회를 정상화 시키지 않는 이상, 우리 시의 서민·약자들은 여느 때보다도 더 우울한 추석을 보낼 수밖에 없다.

 

오산 도시공사 설립 과정에서도 시의장은 시민을 최우선으로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시의장은 이번 임시회의 중요성을 진즉부터 강조해왔다. 민주당 시의원들과 함께 때아닌 도시공사 신중론을 제기하고 제대로 살펴보겠다고도 주장했다.

 

‘오산시 시설관리공단 공사전환(조직변경) 타당성 검토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주민설명회, 동 순회설명회를 진행하며 공론화 작업을 마쳤다. 시의회가 주최한 의원 아카데미에서도 분명 도시공사 설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시의장 및 민주당 시의원들이 이를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닌지 시장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

 

LH, GH 등 도시공사가 우리 시 개발을 전임토록 하지 않고 도시공사가 참여하도록 해 지역맞춤형 개발과 공공성을 확보하고, 개발이익을 창출해 관내 낙후지역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시민의 뜻을 진정 이해하지 못한 처사였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시의장이 시체육회 간 갈등을 이유로 들어 시의회 파행을 이끈 것과 마찬가지로 임시회 종국에 다다라서 느닷없이 시장 SNS 개인 계정을 누가 대필해준 것이냐고 따져 묻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시 국·소·과장은 물론이고, 업무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동장까지 무리하게 출석을 요구했다.

 

본질을 흩트리려는 시도라는 생각이 들어 아연실색했다. 사실이라면 시의회는 미래를 향한 시민들의 의견에 태클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게 될 일이다.

 

서민·약자의 생존권이 담긴 제3차 추경안, 주체적인 지역발전을 추구하는 시민 의지가 담긴 도시공사 설립안은 모두 시민이 주인공이며, 시민을 위한 과제다.

 

이런 안건들이 시의장과 체육회장 간의 갈등이란 사사로운 사안으로 인해 멈춰서고, 이 국면이 지속 된다면 시의장은 시민을 외면한 주체로 낙인찍힐 게 자명하다.

 

민생 시계를 멈춰 세운 장본인은 시의장이다. 민생 시계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것도 시의장 각성에 달렸다. 성길용 의장은 신속히 의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민생 예산과 도시공사 설립안이 다음 회기에 동시 통과될 수 있도록 시의원들을 이끌어 시민의 뜻을 받드는 오산시의회의 모습을 만들어갈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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