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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노래하다…‘간토, 100년의 침묵’

경기문화재단, 간토대학살 100주기 맞이 추모문화제…한·일 합창단 3가지 주제로 노래
9일 오후 7시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 예음홀

 

경기문화재단은 간토대학살 100주기를 맞아 한·일 시민이 함께하는 추모문화제 ‘간토, 100년의 침묵’을 오는 9일 오후 7시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 예음홀에서 개최한다.

 

간토대학살은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지방에 대지진이 발생하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켜 일본을 습격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자경단이 급조돼 일어난 조선인 대학살을 일컫는다.

 

조선인 피해를 조사한 이재동포위문반의 조사 보고에 따르면 조선인 6661명이 무참히 학살됐다. 100년이 지나는 동안 사건의 진상과 내막은 여러 증거와 연구 자료를 통해 일본 정부의 날조된 선동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분명히 밝혀졌지만, 일본 정부는 진상규명이나 사과는커녕 학살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100주기를 맞이하는 올해, 간토대학살에 희생된 모든 이들을 추모하며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민간 문화예술단체가 뜻을 함께 모았다. 한국 평화나무합창단, 사이타마 합창단, 재일 한국인 2세 가수 이정미, 경기소년소녀합창단 등이 출연한다.

 

음악감독을 맡은 이용주 지휘자는 이번 추모문화제의 의의를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이미지 혹은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은 완전할 수가 없다”면서 “그럼에도 답답하더라도 한 곡 한 곡 작업을 하는 것은 음악가가 해야 할 의무”라고 밝혔다.

 

사이타마 함창단의 오자와 부단장은 “2010년 8월 ‘강제병합 100년 한-일 시민의 합창’때와 마찬가지로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 일본과 일본인이 저지른 죄에 대해 한국인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뜻을 간직한 채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모의 마음과 함께 간토의 진실을 직시해 그릇된 역사를 절대로 또다시 반복하지 말고 다 함께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기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추모문화제 1부의 주제는 ‘간토의 기억 100년’이다. 희생자의 넋을 불러 모아 진혼을 준비하는 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넋전춤을 시작으로 잔인한 대학살의 현장을 오라토리오 형식의 합창으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이어 ‘간토의 유언비어’ 등이 공연된다.

 

2부의 주제는 ‘참회와 화해’다. 간토대지진 당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아리랑에 삭이던 조선인과 손길을 내민 일본인도 있었다. 그때처럼 한일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연출한다. 경기소년소녀합창단이 동요 ‘오빠생각’, ‘반달’ 등을 부르고 이정미가 ‘케이세이센’으로 어릴 적 나리타-하네다 전철 노선에 얽힌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3부에서는 ‘평화와 화합의 대합창’으로 노래가 이어진다. 사이타마 합창단이 진실을 마주하는 ‘그것은 언제?’, ‘주세요, 당신의 마음이 아플 정도로’를 부른다. 한·일 두 나라가 동아시아와 전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며 ‘평화를 위한 대합창’, ‘평화의 행진’을 합창한다.

 

이번 공연은 전석 초대 공연으로, 관심있는 누구나 예약번호(010-3675-1518)에 문자로 신청하면 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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