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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국민의힘! 진짜 혁신 가능할까?

  • 신율
  • 등록 2023.12.12 06:00:00
  • 13면

 

 

인요한 교수가 이끄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사실상 종료했다. 본래는 12월 24일까지가 활동 시한이었지만, 조기에 종료한 것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혁신위의 활동이 끝나더라도 보고서 작성에 일정한 시간이 소요됐었는데, 그 시간마저도 단축했다.

 

본래 인요한 혁신위가 조기에 활동을 종료하면, 국민의힘과 김기현 대표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타격은 크지 않아 보인다. 타격이 크지 않았던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활동을 종료하기 전에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위원장이 만났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두 사람이 비공개 회동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두 사람이 만났고, 만남 이후에도 불협화음이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갈등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관리'가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둘째는, 윤석열 대통령이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을 가진 점을 들 수 있다. 정치에서는 상징 언어가 중요하다. 상징 언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누구와 식사했는지를 의도적으로 공개할 때가 있다. 혁신위와 지도부의 갈등에 대한 말들이 나올 때, 대통령이 당 지도부와 식사했다는 것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부분인 이유다. 즉, 당 지도부가 대통령과의 식사를 공개함으로써 대통령의 상황 정리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려 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일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때도 김기현 대표는 동행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대통령의 의중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환경에서, 인요한 위원장이 자신의 의사를 굽히지 않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물론 혁신위의 '체면'을 세워주는 조치도 있었다. 국민의힘 총선 기획단이 공천 신청자들에게 '불체포 특권 포기' 각서를 받기로 한 것이나.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여성과 청년들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한 점이 그것이다. 하지만, 혁신위가 주장한 것 중 가장 주목받는 사안이었던, 친윤과 당 중진들의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 요구는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12월 말에서 1월 말 사이 정도에는 최소한 상징성을 가진 인물 한둘 정도는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당 사무처가 작성한 판세 분석 보고서에서, 서울 49개 지역 중 6개만이 당선 안정권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국민의힘 상황은 심각한데도, 희생하는 모습을 아무도 보여주지 않는다면, 이는 선거를 포기하는 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구성원들은, 그나마 인요한 혁신위가 '할 말은 했기' 때문에 이 정도 상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혁신위 덕분에 당이 일정 부분 '긍정적인' 주목을 받게 됐고, 국민의힘이 아직도 어느 정도의 생명력과 역동성이 있는 정당임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제 혁신위가 종료됐기에, 진짜 혁신의 짐은 당 지도부가 지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도부가 자신을 버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래서 혁신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총선은 물 건너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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