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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성남권 통합의료지원센터, 발전 가능성에 주목

 

올 여름, 코로나 방역이 완화된 이후 주취자들로 여기저기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 단골 뉴스거리가 되었던 적이 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가 주춤해지고, 추위가 찾아오면서 주취자 관련 뉴스는 어느새 자취를 감춘 듯하다. 하지만, 주취자들에게는 한겨울이 더 위험한 계절이다.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저체온증은 물론, 혈관이 수축되어 뇌출혈 등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방치됐던 주취자가 잇따라 사망하여 경찰이 거센 비판을 받았던 기억을 돌이켜보자. 당시 출동 경찰관들은 주취자를 주변에서 관찰만 하거나, 주소지 인근에 앉혀놓고 돌아오는 등 현장 조치에 소극적이었던 탓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이후 경찰 내부에서는 보호조치 업무에 대한 ‘인식 전환’, ‘교육 강화’라는 과제를 내걸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전문적인 보호조치가 가능한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운영 활성화를 강조했는데, 이로 인해 기존 ‘주취자 응급의료센터’가 없던 지역 몇몇 곳에 센터가 새로 신설되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이곳 경찰관들은 전문적인 의학 지식이 부족해 현장에서 보호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는게 쉽지 않은데, ‘주취자 응급의료센터’가 이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어 한결 안심이 된다고 말한다.

 

성남의 경우, 지난 6월 ‘성남권 통합 응급의료지원센터’가 개소하여 어느덧 출범한지 반 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초기엔 현장 경찰관들이 개소 사실 자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용이 다소 저조했지만, 점차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 11월 기준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0.6명 가량으로 전국 평균(약 1.5명)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니, 보다 많은 관심과 홍보가 필요할 듯하다.

 

무엇보다, 성남시 측의 꾸준한 관심과 협조가 절실하다. 응급의료지원센터가 설치된 성남시의료원 의료진들이 주취자 등 보호 대상자 인수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이들이 관련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고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주어야 한다. 일부 다른 지역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에서는 의료진들이 규정을 잘 모르고 인수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는데, 성남에서만큼은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주취자 뿐만이 아니다. ‘성남권 통합 응급의료지원센터’는 정신질환자도 외상치료나 기타 기저질환으로 진료가 필요하면 응급입원 병상이 확보될 때까지 의사의 1차 단기관찰 등 보호조치가 가능하다. 정신질환자가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상을 찾지 못해 자ㆍ타해 등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참고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작년도 경찰이 의뢰한 응급입원 건수는 총 1만251건인데, 이 중 977건(9.5%)은 결국 입원이 진행되지 못했고, 응급입원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112신고가 접수된 때부터 응급입원이 완료될 때까지 평균 소요시간은 약 3시간 20분이나 되었다.

불과 몇 개월 전 정신질환자에 의한 ‘묻지마 범죄’ 등으로 시민들의 평온한 삶에 큰 위기가 닥쳤던 기억을 돌이켜보면, 정신질환자도 주취자 만큼이나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성남권 통합 응급의료지원센터’의 경우 아직까지 정신질환자 입소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하는데, 본래 ‘통합’ 센터라는 개소 취지에 맞게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유치 전략’을 펼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올해 달력도 이제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저런 모임으로 술자리가 많아지는 시기이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연말연시에 주취자와 벌여야 하는 ‘한겨울밤의 사투’는 한여름과는 또 다른 고통이라고 말한다. ‘통합 응급의료지원센터’가 현장 경찰관의 업무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줘 ‘포근한 연말연시’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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