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의사로서 진료를 해온지가 20년이 넘어간다. 그 시간동안 의료인이라면 다 그렇겠지만 반복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상세히 대답하기는 항상 진료시간이 짧다. 어떤 질문은 급격히 서구화된 문화로 인한 당연한 결과인가 싶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정말 잘못 덧씌워진 이미지로 인한 질문도 있다. 한약과 간에 관한 질문도 그렇다.
지난 주말에 지인의 강력한 소개로 내원했다는 그는 한의원에서 치료받는게 처음이다. 애주가인 그는 불과 2개월여 전까지는 매일 술을 먹었는데, 최근에 너무 피로해져서 조금 줄였다고 한다. 나는 가능하다면 음주를 줄이고 식이요법을 권하며 에너지 회복을 위해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지지 않나요 괜찮나요" 하고 묻는다. 나는 술이 염려되는데 이분은 아닌가보다. 눈앞에 좋은 것이 있어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드문일은 아니다. 이런 경우 한약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지 먼저 묻고 아는 범위를 바탕해서 대답한다.
“한약이라고 하면 어떤게 떠오르세요. 한약이라고 생각되는걸 한 번 말해보세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도라지요” 한다. “맞아요. 도라지는 길경이라는 이름의 한약재예요.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물으니 대답이 없다. 그에게 설명을 잇는다.
”수정과 속의 계피, 삼계탕 속의 인삼과 황기, 수박과 같이 먹는 화채속의 오미자, 한국인의 필수 반찬인 김치 속에 들어가는 파, 마늘, 생강도 한약재예요. 카푸치노에 뿌려먹는 시나몬이 바로 계피지요 ” 많은 다른 이들처럼 생소한 표정을 짓는 그에게 말을 잇는다.
“한약재 중에 한의원에서 상용하는 116가지 약재가 식약공용한약재로 분류되어 있답니다. OO님과 같이 애주가, 간이 몹시 피로해 있는 이들에게는 간을 회복을 돕는 한약을 처방해야 하거든요. 식품으로 사용해도 좋다고 정해져있는 식약공용한약재에서도 꼭 필요하고 증상에 맞고 안전한 것을 선택에서 처방해야 한답니다.”
2017년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대전대학교 손창규 연구팀이 전국 10개 대학 한방병원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적 관찰연구에서 한약 복약에 의한 간 손상 발생률은 0.6%에 불과했으며 간 손상이 발병한 경우라도 별다른 임상증상이나 비가역적 문제를 보이지 않고 정상 간수치로 회복되었다. 동의대학교 권찬영 교수가 2024년 발표한 주제범위 문헌고찰(Scoping Review) 연구에서도 15건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 메타분석에서 한약 복약과 관련된 간기능 및 신기능의 유의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2022년 발표된 심평원 빅데이터에 기반한 한약 안전성 연구는 약인성 간(肝)독성 진단 환자 66만 7024명을 대상으로자기-대조환자군(SCCS) 방법으로 의료기관 노출 및 약물의 위험도를 분석하였는데 한방의료기관의 노출은 양방의료기관의 노출에 비해서 약인성 간손상이 거의 없음을 제시한다.
치료를 위한 한약은 잔단과 함께 임상적 확인과 관찰이 중요하다 개별 반응이 다를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문가인 한의사에게 진료받고 처방 받아야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