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극장에 들어와서 보내는 시간이 현실의 시간하고는 조금 다르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30분 있어도 굉장히 지루할 때가 있고 3시간 공연을 봐도 언제 시간이 이렇게 갔지 이런 느낌을 받으신 적이 있을 텐데, 이번 작품에서 좋아하는 배우들 그리고 작품을 보다 보시면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1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신유철 연출은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 대해 이 같이 소개하며 연출 배경을 밝혔다.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91년 토니 커쉬너(Tony Kushner)가 만든 작품으로,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종교, 인종, 성향, 정치 등 사회 문제를 다루며 사회에서 소외된 소수자들을 그린 작품이다. 세기말의 혼돈과 공포를 현실과 환상의 교차로 그려낸 수작으로 꼽힌다. 1993년 브로드웨이 초연 시 퓰리처상,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의 등장인물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소수자 5명이다. 에이즈에 걸린 프라이어와 그의 동성 연인 루이스, 몰몬교도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괴로워하는 남자 조셉과 약물에 중독된 그의 아내 하퍼, 극우 보수주의자이면서 권력에 집착하는 악명 높은 변호사 로이 등 세 가지 이야기 축을 이루며 교차한다.
이번 연극엔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배우 유승호,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손호준를 포함해 고준희, 정혜인, 이효정·이유진 부자, 태항호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배우 유승호는 “그냥 홀린 듯이 하겠다는 말이 나왔다”며 “여전히 정확하게 이것 때문이다라는 것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끝나기 전까지 내가 왜 이 작품을 하고 싶었을까 고민하면서 공연을 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배우 손호준은 “일단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를 하고 있고, 사실 연극이라는 것을 선택하면서 많이 배우고 싶어서 왔다”며 “여기 워낙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그분들께 많이 배우면서 즐겁게 연습하면서 참여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고준희는 “저는 신임 감독님이 연습하신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고 연극이라는 것을 처음 도전해봤는데 저도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정혜인은 “저는 중학교 때 한 연극을 보고 그때부터 배우의 꿈을 갖게 됐고 언젠가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엔젤스 인 아메리카’가 저에게 손을 내밀어줬고 그 손을 잡고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흑인 드랙퀸을 연기한 배우 민진웅은 “기본적으로 남자 배우한테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좋은 기회에 좋은 역할 도전을 할 수 있게 돼 마음이 좋다”며 “더 좋은 건 다양성과 행복,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진웅과 함께 흑인 드랙퀸을 연기한 배우 태항호는 “흑인 드랙퀸은 처음이라 많이 헤매고 있는데 분명한 것은 재밌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저도 연출들과 많이 공부를 하며 성소수자들의 슬픔이나 아픔을 많이 겪을 수 있어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자로서 함께 무대에 오르는 이효정과 이유진은 이번 연극이 특별한 시간이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배우 이효정은 “제가 25년만에 연극 무대에 서게 됐는데 아들이 데뷔를 하니까 응원을 해주겠다고 시작한 게 오히려 저에게 더 좋은 선물이 돼 아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과연 아들이 제 눈을 쳐다보면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고 저 역시도 그걸 감내할 수 있을까 걱정 했는데 의외로 괜찮아 아주 재밌게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유진은 “제가 알기론 아버지가 되게 욕심을 많이 내신 걸로 알고 있다”며 “아빠가 배우로서 작품을 선택하시는데 집중하길 바랐고 리딩 첫날 대본집을 들고 찾아가 아버지께 비법 같은 것을 전수받으며 제가 안하던 행동을 하게 만드는 되게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8월 6일부터 9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홀에서 공연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