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남동구가 오랜 기간 방치된 학교 용지(논현동 580-3) 일부를 임시 주차장으로 조성하기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이전부터 논의해 온 복합문화시설 건립은 고사하고, 근처 유치원도 있어 아이들 안전이 우려된다며 주차장 조성에 반발하고 있다.
13일 구에 따르면 논현동 580-3번지 1만 532㎡ 중 3000㎡에 임시 주차장 80면을 설치하는 공사를 이번 달 둘째 주부터 진행 중이다.
해당 부지 주변에 불법 주정차가 계속 발생하는 데다 20여 년간 비어 있는 땅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가 모색한 결과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8월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고 부지를 무상으로 빌리는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서야 할 자리가 주차장으로 영구히 굳어질까 봐 걱정하고 있다.
당초 학교 용지에 수요 부족으로 학교 신설이 불가해지자 지난 2021년 주민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해 달라’는 내용의 시민 청원을 벌였고, 시는 이에 긍정적으로 답한 바 있다.
같은 해 3월부터는 LH가 부지 일부를 활용한 SOC시설 관련 내용을 포함해 ‘논현2지구 도시관리계획 변경 및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했지만, 주민들과의 입장 차로 중단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A 아파트 주민 김모 씨(41)는 “불법 주차는 특히 주말에 주변 시설을 이용하는 외부인들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복합문화시설이 아닌 임시 주차장 조성에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주민 장모 씨(34) “대형 차량이 평일에 주차장을 드나들면서 등, 하원하는 유치원생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임시 주차장 사용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LH와 이 유휴지에 대한 구체적 활용 방안, 사업 계획 등이 세워지면 원상 복구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가 아닌 일부가 주차장이어서 유치원으로부터 20m 이상 이격해 조성하고 차량높이 제한바를 설치해 대형 차량 등의 출입을 막을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LH는 향후 용도 변경에 대해 “어떤 검토든 가능하다”면서도 “주민분들은 이 용지 전체를 복합문화시설로 활용하길 원하시지만, 구는 예산 확보에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듯해 두 입장 고려 시 용도 변경이 제한적일 수는 있다”고 밝혔다.
한편 주차장 준공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늦어도 다음 달까지 공사 완료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