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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SPC 계열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 사고 2년…"보여주기 안전에만 '급급'"

사고 2년 지났으나 공장 내 안전조치 여전히 미흡
환경 맞지 않은 안전 지시…2인1조 근무 안 지켜져
"안전보다 생산성 중요…목숨으로 빵 만든다 불만"

 

SPC 계열사인 SPL에서 '제빵공장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사측의 ‘보여주기식’ 안전조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10월 15일 평택시에 위치한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작업자 여성 A씨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작업은 2인 1조로 실시돼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사고가 난 배합기에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른 물질이 들어갈 경우 기계가 멈추는 자동방호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사고 이후 SPC 측은 공장 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후 기계를 교체하고 안전 장비를 설치하는 등의 개선 조치를 발표했지만 정작 공장 내부에서는 SPC 측이 보여주기식으로 안전조치를 실시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법적 위반사항을 회피하기 위해 식품공장이라는 특성에 맞지 않은 안전조치를 직원들에게 지시한다는 것이다.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SPL 지회 관계자는 "공장 관리자들이 식품 공장이라는 특성에 적합하지 않는 안전모를 쓰고 있으며, 작업자들에게 안전모를 착용하라고 지시한다"며 "'사측이 안전에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직원과 매스컴에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SPL의 한 작업자는 "2년 전 사고는 자동방호장치 부재 외에도 2인 1조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2인 1조로 작업하는 경우가 드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측의 조치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토로했다.

 

SPC 측이 실속 없는 안전조치를 시행하고 있어 공장에서는 크고 작은 중대재해산업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사건 1년 후인 2023년 10월 18일 같은 공장에서 50대 작업자가 빵 포장기계에서 작업 중 손이 기계에 끼어 부상을 입었으며, 같은해 11월 22일에는 컨베이어 정기 점검 과정에서 컨베이어가 내려 앉아 작업자가 중상을 당했다.

 

해당 공장 외에도 SPC 계열의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선 2022년 10월 23일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간 불량품 박스를 빼내려던 작업자가 기계에 끼어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2023년 7월 12일 오작동한 기계를 조치하는 과정에서 기계에 손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해 8월 8일에는 성남에 위치한 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작업자가 장비에 끼어 사망하는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SPL 지회 관계자는 "작업자의 안전보다 생산성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SPC 계열 소속 공장 전반에 깔린 실정"이라며 "사람의 목숨으로 빵을 만들고 있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허영인 SPC 회장은 2021년 2월~2022년 7월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트지회 조합원 총 570여 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형태의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 9월 10일 재판에서 보석을 요청했고, 구속 약 5개월 만에 풀려났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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