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개원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집행부의 비서실·보좌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상대 당의 단체장들에 대한 공세가 이어졌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은 임태희 경기도교육청 교육감 관련 논란을 각각 열거하는 방식으로 보좌진들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
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는 20일 도와 도교육청 등 집행부 비서실·보좌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도의회 여야 의회운영위원들은 서로 상대 정당의 단체장들을 향한 비판을 제기했다.
특히 일부 위원들은 임 교육감의 ‘채식주의자 유해 도서 분류 논란’, 김 지사의 ‘컵라면 격노 논란’ 등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나갔다.
국민의힘 소속 이은주(구리2) 도의회 운영위 부위원장은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 8월 김 지사가 자신에게 컵라면을 끓여 가져다준 직원에 격노하는 영상이 SNS 등에 퍼지면서 논란이 인 일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이 부위원장은 안정곤 도 비서실장에 “도지사를 보좌하는 것이 비서실의 역할이지 않는가, 비서실이 컵라면을 끓이는 일을 해야 되는 것인가”라며 비서실의 업무 분장이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김 지사의 지역 방문 일정에 대해 “김 지사가 1박 2일로 호남에 방문한 횟수는 2번이다. 반면 (경기북부지역) 정책을 위해 1박 2일로 경기북부에 방문을 한 적이 있는가”라고 운을 띄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김 지사는 경기도지사가 아니라 호남도지사 아닌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날 민주당 소속 김동규(안산1) 운영위원도 보수 교육감인 임 교육감을 겨냥해 문학과 개인의 통신에 대한 검열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도내 한 학교도서관에서 유해도서로 분류된 것과 관련해 김승영 도교육청 비서실장에 “(도교육청은) 유해도서 분류로 망신을 당하지 않았는가”라고 했다.
또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유해도서로 분류하는 것은 도서에 대한 검열”이라며 “이런 방식의 사고가 (도교육청에) 만연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도교육청이 직원들의 개인 휴대전화 사용 내역을 요구해 논란이 인 점도 함께 거론하며 “이것은 통신에 대한 검열”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공직자들에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 부분에 있어 (도교육청은) 감사를 해야 하고 유관기관 등에 관련 내용에 대해 법률자문을 받는 등 엄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김 비서실장은 “도교육청 부서장들과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향후 이를 보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도의회는 이날 개원 이래 처음으로 도 비서실·보좌기관, 도교육청 비서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는 지난 7월 운영위 소관 부서에 집행부 비서실·보좌기관을 포함하는 내용의 ‘경기도의회 위원회 구성·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공표에 따른 것이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