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중편소설 ‘묵호댁’으로 무원문학예술상을 받으며 소설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전정희 작가가 새 장편소설 ‘가시나무 꽃이 필 때’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중심으로 인간관계의 본질을 탐구한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상징적 서사가 돋보인다.
소설은 주인공 강은하가 고향의 옛 집터가 개발된다는 통지서를 받고 가족사의 아픔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학자였던 아버지 강석주의 억울한 죽음은 큰아들 강석훈과 그의 아내 황복자의 탐욕으로 인해 빚어진 비극이다. 이 비극을 중심으로 상처와 갈등을 넘어 화해와 용서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제목에 등장하는 ‘가시나무 꽃’이 가진 유래는 의미가 깊다.
다산 정약용의 ‘흠흠신서’에서 가시나무 꽃에 중독된 죽음의 일화가 나온다. 가시나무 꽃은 독성이 있지만, 꽃이 피면 그 자체로서 아름답다는 상징적 의미를 차용했다.
이번 소설을 통해 전 작가는 형제들이 서로 독과 가시를 품고 있어도 꽃이 피면 그와 상관없이 아름다움만 기억된다는 새로운 의미화를 시도했다.
김종회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묵호댁에 수록된 단편소설들을 통해 보여준 서사 구성의 능력, 이야기의 확산과 재미의 담보를 가능하게 한 소설적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보면, 그는 이미 작가로서의 기반을 이룬 원론적 단련을 거쳤다”며 “향후 그의 소설이 더 많은 독자와 만나는 유암(柳暗)하고 화명(花明)한 경계를 열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정희 작가는 중편소설 ‘묵호댁’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장편소설 ‘두메꽃’, ‘하얀 민들레’ 등 다양한 작품을 펴냈다. 이 밖에도 강원도 지자체들의 홍보대사를 비롯해 문단·언론·방송 등에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해왔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