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익유수지의 운명이 내년으로 넘어간다.
25일 인천시에 따르면 ‘학익유수지 매립 및 대체유수지 조성 타당성 검토 용역’을 내년 2월 완료한다.
시는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학익유수지 방재 기능과 수질 및 악취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 4월 용역을 시작해 이달 중 완료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5~6월 두 차례 유찰되며 당초 계획보다 용역 기간이 늦춰지게 됐다.
용역 완료에 앞서 1월에는 주민설명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주민설명회에서는 학익유수지 매립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번 용역에서 학익유수지 악취 개선 일환으로 매립 후 대체유수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학익유수지는 미추홀구 용현·학익동과 중·동구 일대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됐지만 유수지 바닥에 퇴적물이 쌓이며 악취가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학익유수지에는 약 21만 톤의 퇴적물이 쌓여있다. 저수율도 81% 수준이다.
퇴적물을 모두 준설해야 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이 비용만 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는 올해 미추홀구의 요청으로 50억 원을 투입해 4만 톤을 더 준설하고 있다. 하지만 준설 이후에도 여전히 17만 톤의 퇴적물이 남아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퇴적물의 영향으로 유수지에 물이 충분히 저장되지 못하면 주변 지역이 침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시는 지난 2017년에도 이 같은 문제로 학익유수지를 매립하고 유수지 하부 구간을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와 연계하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매립 및 대체유수지 조성에도 걸림돌은 많은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비다. 이를 위한 사업비에만 2000억 원이 넘게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환경단체 및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초 학익유수지 매립 문제가 알려지자 인천녹색연합 등의 환경단체와 미추홀구 및 송도국제도시 일부 주민들이 중단을 촉구했다.
학익유수지가 미추홀구 유일의 생태습지이자 철새 서식지라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대체 유수지를 찾는다고 해도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숙제다.
시는 매립 여부에 대해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우선 내년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나온 용역 결과로 방향성을 제시하면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은 학익유수지 악취 해결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정도”라며 “용역으로 매립 여부가 결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