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월 5일 아시아투데이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해 1월 3일부터 4일까지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ARS 조사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로 집계된 것이다.
해당 여론조사만 여권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6일에 발표된 에너지 경제 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1월 2일과 3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ARS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4.4%를 기록했다.
이런 여론조사의 결과만 놓고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대항해,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해당 여론조사들이 ARS 조사라는 점이다. ARS 조사는 기계음이 묻는 문항에 답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응답층 대부분은 정치적 고관여층들일 수밖에 없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진보·보수 양 진영의 강성 지지층들이 ARS 조사에 적극 응답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ARS 조사는 선거 직전에 그 정확성을 과시할 수 있다. ARS 조사에 응답하는 계층들 대부분이 반드시 투표에 참여할 것이기 때문에, 해당 조사에서 나온 결과로 선거 결과를 비교적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 시즌이 아닌 시기에는, 일반적인 여론의 추이를 ARS 조사 결과로 논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들의 결과는, 최소한 강성 보수 유권자들이 응집하고 있음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강경 보수들이 결집하는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이 수시로 꺼내 드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 주장에 공감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반국가 세력’의 준동에 대해 대통령은 그 어떤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계엄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탄핵에 반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강성 지지층들이 결집하고 있으니, 또 다른 이유도 찾아야 할 듯하다.
아마도 강성 보수층 결집의 또 다른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는 당연히 이재명 대표다. 그런데 강성 보수층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시선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탄핵 시기를 어떻게든 늦추거나, 아니면, 윤 대통령을 지켜내 이재명 대표가 대권을 거머쥐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어쨌든 윤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즉, ‘국민의 보편적 지지’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착각하면, 국민의힘은, 지역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처한 지금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럴수록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합리적인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