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4조 5000억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에 따른 일시적인 이익(3220억 원)이 더해졌던 2022년(4조 6423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3조 7000억 원에 달하는 연간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꿰찼다.
신한금융은 6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4% 증가한 4조 517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개손비용이 줄어들면서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4분기 순이익은 4734억 원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대손비용이 줄고, 희망퇴직 및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며 전분기 대비 63.5%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이자이익은 11조 40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자마진(NIM)이 1.97%에서 1.93%로 하락했음에도 금리부 자산이 늘면서 전년 대비 5.4% 늘었다. 4분기의 경우 전분기 대비 1.9% 늘어난 2조 9096억 원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3조2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4분기 비이자이익은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으로 유가증권과 외환·파생 관련 손익 등이 줄면서 전 분기 대비 74.0% 급감했다.
글로벌 손익의 경우 은행을 중심으로 상반기 조기 자산증대에 기반한 이자이익의 성장과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통한 비용 효율성 제고에 힘입어 전년 대비 38.1% 늘어난 7589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6조 1162억 원이며, 연간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1.7%다. 연간 대손충당금은 1조 9936억 원으로 전년도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1년 전보다 11.4% 감소했다.
연간 영업외손실은 4262억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중 신한은행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 2740억 원 ▲2분기 중 홍콩H지수 회복에 따른 ELS 관련 충당부채 환입 913억 원 ▲3분기 중 신한투자증권 지분법 평가손실 306억 원 ▲4분기 중 기부금 454억 원 등의 영향이다.
지난해 말 잠정 그룹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76%, 보통주 자본비율(CET1비율)은 13.03%로 나타났다. 적정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통해 안정적 수준의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부동산PF, 책준형 자산신탁 등 위험자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흡수 여력을 최대한 확보했으며, 희망퇴직 등 구조적인 비용 효율화를 위한 지출에도 불구, 견고한 펀더멘탈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4분기 중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인 은행을 중심으로 손익을 방어하며, 안정적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고 언급했다.
주요 계열사를 보면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 695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0.5%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으로 하나은행(3조 3564억 원)과 KB국민은행(3조 2518억 원)등 경쟁사들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르게 성장했고, 지난해 적립했던 추가 충당금 적립 효과 소멸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등의 영향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572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용판매, 할부, 오토리스 등 영업수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4분기 시행된 희망퇴직 등 비용 인식 영향으로 전년 대비 7.8% 줄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143.6% 급증한 2458억 원의 실적을 시현했다.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 및 금융상품 수수료 이익이 늘어난 덕이다.
신한라이프는 전년 대비 11.9% 늘어난 528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보험손익이 전년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이자 및 배당수익이 늘며 금융손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신한캐피탈 순이익은 전년 대비 61.5% 줄어든 1169억 원이다.
신한지주 이사회는 이날 4분기 주당 배당금 540원과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의했다. 올해 1월 중 취득 완료한 1500억원의 자사주를 포함해 2월 현재까지 총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정했다. 총주주환원 규모는 1조1000억원 배당을 포함해 총 1조7500억원 이상을 제시했다.
이사회는 "분기 배당과 함께 자사주 취득·소각 규모 확대를 지속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자본비율 관리 등 견고한 펀더멘털에 기반한 일관되고 차별화된 자본정책으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이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