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첫 번째로 열린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가 여야 위원들의 격돌 없이 마무리됐다.
경기도의원들은 후보자 비방, 상대 정당 의원과 대립 대신 후보에 대한 도덕성·정책 검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들로 구성된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18일 인사청문회를 열고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내정된 유정주 전 국회의원에 대해 ‘적합’ 평가를 내렸다.
인사청문위원회는 유 후보의 신뢰성·전문성·창의성·도정 이해도·자치분권 이해도 등이 대체로 ‘적합’하다는 의견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날 인사청문위원들은 유 후보가 영상콘텐츠 창작자,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 등 문화예술업계에 근무한 만큼 콘텐츠 관련 경력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후보가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이 향후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 정책연계, 국비확보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황대호(민주·수원3) 인사청문위원장은 “(후보의 애니메이터 출신 이력을 놓고) ‘콘텐츠산업 전문가 아닌가’, ‘문화예술과 거리가 먼 것 아닌가’라는 볼멘소리가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외연의 확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대흐름에 맞춰 전통적인 문화예술을 산업화·콘텐츠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여러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후보는) 진영을 초월해 위원들의 의견을 유념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정동혁(민주·고양3) 인사청문위원은 “문화체육관광 관련 정책사업에 외면을 받았던 경기북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며 “모든 도민들이 문화예술에 소외받지 않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한 이력을 두고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임명 후 정치적 중립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학수(국힘·평택5) 위원은 “후보자는 정치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경기문화재단은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돼야 하며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 제도나 정책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는 의원 재직 당시 상대 정당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한 바 있다. 이런 정치 배경과 언행이 재단의 독립성·공정성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우려했다.
윤재영(국힘·용인10) 위원도 “(재단 대표이사로 임명될 경우)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후보는 공공기관장으로서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라고 했다.
유 후보는 이와 관련해 “당에 연락을 해 당적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고 한 뒤 “그런 우려는 충분히 이해한다.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생각이 정책사업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도록 경계하는 자세로 대표직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향후 행보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 위원은 “김 지사가 (도지사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나선다 해도 (후보는 대표이사) 임기를 모두 채울 예정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유 후보는 “(저 자신이) 그걸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줄였다.
이어 유 후보는 인사청문회 마무리 발언에서 “청문회를 준비하며 재단 업무와 관련해서도 많은 학습, 더 넓게는 도와 도내에 대한 생각을 더 깊게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늘 지적해준 의견들을 바탕으로 도와 재단, 도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유 후보는 애니메이터 출신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 (사)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돼 민주당 원내부대표, 문화예술특별위원장을 지냈다.
이날 채택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도의회 본회의 보고를 거쳐 도에 송부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