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올해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축소하는 등 보수적으로 인력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기공채보다 수시채용을 선호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취업 시즌 개념도 희미해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국내 100인 이상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신규채용 실태조사’ 결과,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60.8%에 그쳤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신규채용 여부 미정’이라는 응답은 22.4%, ‘계획 없음’이라는 응답은 16.8%로 조사됐다. 경총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채용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신규채용을 계획한 기업들 중에서도 채용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13.8%에 불과했다. 반면 ‘작년과 유사한 규모’로 채용하겠다는 응답이 50.7%로 가장 많았고, ‘채용 규모 미확정’(26.3%), ‘작년보다 축소’(9.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규채용 규모를 축소하거나 유지하는 이유로 ‘경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보수적 인력 운영 계획’이라는 응답이 59.8%로 가장 많았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신중한 채용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채용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수시채용만 실시한다’는 응답이 70.8%로 가장 높았으며, ‘정기공채와 수시채용 병행’(22.6%), ‘정기공채만 실시’(6.6%) 순이었다. 채용 시기 역시 ‘특정 시기 없이 인력 수요 발생 시’라는 응답이 85.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경총은 “기업들이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채용하는 흐름이 자리 잡으면서 기존 상·하반기 정기공채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는 ‘직무 관련 업무 경험’(81.6%)이었다. 이는 2023년 58.4%, 2024년 74.6%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그 외 평가 요소로는 ‘자격증’(7.4%), ‘소프트스킬’(5.4%)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채용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로는 ‘직무 중심(실무형 인재) 채용 강화’(53.0%), ‘수시채용 증가’(44.2%) 등이 꼽혔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최근 내수부진 심화, 미국발 관세전쟁 우려 등으로 기업들이 채용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면서 올해 채용시장은 작년보다 더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채용할 때 ’직무 관련 업무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아직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은 일경험이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직무역량을 높이는 것이 취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