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유력 정치인들의 대권 도전이 잇따를 전망이다. 6월 대통령 선거에서 이들의 도전이 어떤 빛을 바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의힘은 다음 주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할 방침이다. 이에 맞춰 이미 잠룡들의 날갯짓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탄핵 찬반 갈등, 명태균 게이트, 친윤·친한 대립 등 해결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유력 대권 주자들이 얽혀 있어 자칫 당내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우선 유정복 인천시장의 행보가 눈에 띈다.
유 시장은 윤 대통령 파면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모두 오늘의 헌재 판결에 ‘승복’이란 두 글자와 함께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새로움’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출연한 방송에서 “엄중한 시기에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선 출마 뜻도 내비쳤다.
앞서 탄핵 정국 속에서 유 시장은 지방분권 강화, 국회 양원제 도입,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뼈대로 하는 개헌안을 발표했다.
정치적 혼란과 사회·경제적 어려움의 원인이 시대에 맞지 않는 헌법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유 시장은 분권형 개헌안을 발표한 뒤 인천·서울 등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종교계 만남부터 유튜브 출연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지난 2일 광주 방문도 대권 행보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유 시장은 특강 전 찾은 5·18민주묘지에서 방명록에 ‘광주의 숭고한 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대한민국의 대통합에 앞장서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탄핵 찬반 갈등, 명태균 게이트, 친윤·친한 대립 등을 통합할 수 있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이번 조기 대선에서는 대선 때 마다 거론됐던 대권 주자들의 한계가 분명 있을 것이다. 새로운 명분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누가뭐래도 ‘어대명’이 대세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인 이재명 대표는 이르면 오는 9일 대표직에서 물러나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친명(친 이재명)계 의원들이 인천에 대거 포진돼 있다.
당직자 출신 그룹으로 분류되는 박찬대(연수구갑) 원내대표는 여러 당직을 맡으며 선거 전략 및 조직 운영에 깊이 관여해 왔으며, 이 대표의 신뢰를 받고 있는 핵심이다. 이 대표의 대통령 당선 후 입각설까지 나온다.
경기도·성남 그룹모경종(서구병) 의원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활동해 온 인물로, 오랜 정치적 인연을 갖고 있다.
또 노종면(부평구갑), 이훈기(남동구을), 박선원(부평구을), 이용우(서구을) 등 의원들은 이 대표 지도부 영입인재 출신이다.
이들은 이 대표 대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돼 인천의 정치적 위상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비명(비 이재명)계 대선 주자들의 도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대표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비명계인 김두관 전 의원은 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민주당 내 첫 출마 선언이다.
친문(친 문재인)계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출마에 뜻을 내비치고 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도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의 독주가 굳혀질 경우, 경선 흥행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단합’을 이유로 대선 출마를 ‘포기’하는 유력 대선 주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경선에서의 흥행을 본선까지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이미 고민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