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계 체감경기가 지난달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감보다는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2일 “4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6.7포인트(p) 상승한 74.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CBSI는 건설사들이 체감하는 건설 경기 상황을 수치화한 지표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이번 지수는 전월(68.1)보다 올랐지만, 기준선을 한참 밑도는 70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시장 전체 분위기는 여전히 ‘한겨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3월에 비해 체감 경기는 다소 개선됐지만, 부정적 응답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세부 지표들도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지만, 절대 수준은 낮은 편이다. 공사기성지수가 85.0으로 12.0p 상승하며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고, 신규수주지수(71.1, 10.4p), 수주잔고지수(80.4, 10.4p), 자재수급지수(93.5, 9.4p), 공사대수금지수(85.1, 9.0p), 자금조달지수(76.5, 6.3p) 등도 일제히 올랐다.
공종별 신규수주지수는 토목(65.7), 비주택건축(69.1), 주택(70.8) 순으로 개선됐다. 다만 기준선 100을 넘긴 지표는 단 하나도 없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100.0)이 16.7p 상승하며 기준선을 회복한 반면, 중견기업(63.3)은 오히려 1.2p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61.5로 5.1p 개선됐지만,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93.4), 지방(63.2) 모두 상승했으나 격차가 뚜렷했다.
5월 전망지수는 71.9로, 4월 실적지수보다도 2.9p 낮게 집계됐다. 건산연은 “종합전망지수가 기준선 아래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경기 비관론이 여전히 우세하다”며 “금리·원자재비 등 불확실 요인 해소 없이는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