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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전시] 광복 80주년, 여운형이 남긴 화합과 공존의 길을 따라가다

'광복 80-합合' 특별전 3부작 Ⅱ - '여운형: 남북통일의 길'


분열과 대립이 일상이 된 시대, 서로를 향한 신뢰와 협력의 길은 더욱 희미해졌다. 그러나 80년 전 몽양 여운형은 '좌우합작' 그 길을 걸었다.

 

동학에서 배운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신념 아래 그는 좌와 우·남과 북을 넘나드는 포용의 정치를 펼쳤고, 대중과 함께 울고 웃는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주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기도박물관이 마련한 특별전 '여운형: 남북통일의 길'은 오늘의 관람객에게 다시금 그의 발자취를 불러내며 “뭉치면 반드시 일어선다”는 목소리를 전한다.

 

이번 전시는 ‘광복80-합合’ 3부작의 두 번째 기획으로, 여운형의 독립운동과 정치 활동뿐 아니라 그가 남긴 통합의 정신을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여운형은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나 일찍이 집안의 노비문서를 불태우며 평등을 실천했다. 청년기에는 신학문을 받아들였고, 이후 상하이에서 신한청년당을 조직해 파리강화회의에 대표를 파견했다.

 

도쿄제국호텔 연설과 모스크바 극동민족대회 등 국제 무대에서도 조선 독립을 주장했고, 쑨원·레닌·호치민 등 세계 지도자들과 교류하며 독립운동의 국제적 기반을 넓혔다.

 

언론인으로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조선중앙일보' 사장으로 활동하며 당시 신예 예술가와 체육인을 지원했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의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워 싣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신문은 폐간됐지만 여운형의 선택은 민족적 자존을 지키려 했던 의지를 보여준다. 그는 동시에 조선체육회 회장을 맡아 스포츠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고, 항공·교육·언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조선의 미래를 구상했다.

 

해방 직후 여운형은 조선건국동맹과 건국준비위원회를 조직해 혼란한 정국의 질서를 세우려 했다. 좌우합작과 남북 연합을 통해 친일 세력을 제외한 민족 전체가 참여하는 통일 정부를 꿈꿨지만 해방 이후 한반도는 분열과 갈등으로 요동쳤다. 

 

 

친일파·밀정·공산주의자·친미주의자라는 상반된 비난이 동시에 쏟아졌고 12차례가 넘는 테러 위협 속에서도 정치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결국 1947년 서울에서 암살당했다.

 

여운형의 장례식에는 60만 명이 운집했고, 수천 개의 만장이 행렬을 이끌며 사회적 충격과 애도를 드러냈다. 

 

전시는 이러한 생애를 세 부분으로 풀어낸다. 제1부 ‘독립운동의 길’은 청년기부터 해외 독립운동 무대와 언론·체육 활동을 보여준다. 제2부 ‘좌우합작의 길’은 건국준비위원회 활동과 좌우합작 시도의 맥락을 다루며, 제3부 ‘죽음에서 삶으로’는 암살과 장례, 그리고 오늘날의 울림을 담았다. 

 

 

관람객은 혈의(암살 당시 입었던 옷), 데드마스크, 신한청년 창간호, 조선건국동맹 성명서 등 100여 점의 유물과 함께 청소년층을 위한 ‘여운형 인스타’ 코너와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특강, 뮤지컬 상연까지 두루 접하며 여운형의 삶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경기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10월 26일까지 열리며, 자세한 내용은 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 관장은 “암살로 중단된 여운형의 좌우합작을 통한 남북통일의 길이, 이번 전시를 계기로 ‘여운형주의’로 이어져 오늘날 우리가 실천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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