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이 컵대회 파행 운영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KOVO는 15일 오후 긴급 공지를 통해 "이번 컵대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것에 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배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과 관계기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파행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KOVO는 사전 예고한 컵대회 개최일(13일) 바로 전날인 12일 국제배구연맹(FIVB)로부터 대회 개최 불가 통보를 받았다.

FIVB와 대회 개최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 조율을 위해 노력했지만 KOVO는 대회 개최일인 13일 24시까지 FIVB로부터 대회 개최에 대한 최종 승인 답변을 받지 못해 결국 남자부 전면 취소를 결정하고 이를 공지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4시간 후인 14일 새벽 4시경 FIVB로부터 조건부 개최 승인을 받아 앞서 공지했던 대회 취소 결정을 번복하고 대회 개최를 재공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내용만 놓고 보면 마치 국내 컵대회 개최에 대해 FIVB가 대회 승인을 해주지 않아 혼란이 빚어진 것처럼 밝히고 있지만, 사실 상 대회 파행의 가장 큰 원인은 KOVO의 아니한 행정 처리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개최 전부터 필리핀에서 열리는 2025 FIVB 세계남자배구선수권 대회와 일정이 겹쳐 문제의 소지가 있음이 여러차례 거론됐지만 KOVO는 정규리그가 아닌 컵대회는 문제 없다며 개최를 강행했다.

하지만 국제배구연맹(FIVB)의 규정에 따르면 '세계 선수권 대회 기간 각 국은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로 인해 FIVB는 규정에 따라 국내 컵대회 개최를 불허했던 것이고, 최종적으로 대회 개최일 다음날 새벽에 조건부 승인을 결정해 통보하게 된 것이다. 

KOVO는 "이 모든 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해 커다란 불편과 실망을 끼쳐드린 배구 팬들과 관계자들, 해외 초청팀에 혼선을 빚게 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런 일이 벌어진 원인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관련된 관계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 제도적 보완책 마련과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업무를 진행해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