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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파이어 시대] 이제는 중장년층을 위한 고용정책이 필요하다 

  • 주원
  • 등록 2025.10.13 06:00:00
  • 13면

 

'두 번째 커리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정년이 사라지고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무너진 지금,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40대 중반 이후의 중장년층에게는 이 변화가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 구조조정, 조기퇴직, 산업 재편 등으로 인해 예기치 않게 '퇴장'하게 되는 순간, 이들은 다시 한 번 노동시장 문턱에 서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중장년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청년 일자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청년 세대를 위한 고용 확대는 중요하다. 그러나 중장년층 역시 대한민국의 경제를 떠받쳐온 주역이다. 지금의 4050 세대는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숱한 위기를 온몸으로 버텨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돌아볼 수 있는 제도나 정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일자리 박람회나 일시적 재취업 프로그램이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중장년층을 위한 고용정책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 중 하나다. 고령화는 곧 노동력 부족과 직결된다. 중장년층이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면, 그 공백은 고스란히 국가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진다.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니라 경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중장년 고용 확대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의 경력과 능력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고용 구조로 가는 첫걸음이다.  

  

지금의 중장년층은 단지 ‘나이든 사람들’이 아니다.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이며, 새로운 일을 배우고 해내는 데 있어 유연한 사고와 강한 책임감을 지닌 세대다. 이들이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사회로 가는 길이다.  

  

중장년 취업박람회에서 만난 한 50대 퇴직자에게 "아직 회사에 다니고 있으면 무조건 버텨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는 중장년에게 퇴사란 곧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일임을 의미하는 말이다. 언제쯤 퇴사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게 될까. 퇴사한 중장년에게 안타까운 시선이 쏠리는 일은 이제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퇴직 이후의 삶이 절망이 아닌 도전이 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중장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정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인 예산 지원을 넘어서, 이들이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고용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하며, 단순히 생계를 잇는 수준이 아닌, 자아실현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세대 간 갈등이 아닌, 세대 간 연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중장년층을 외면한다면, 머지않아 그 자리를 채울 청년 세대 역시 같은 불안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커리어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이다 . 그 희망은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제는 정책이, 사회가 함께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포용적 고용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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