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1.2% 성장하며 6분기 만에 1%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정부의 소비쿠폰 배포 등 정책효과로 민간소비가 3년여 만에 가장 크게 늘며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연간 경제성장률 1% 달성 기대감에도 힘이 실린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소득(속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2% 증가했다. 작년 1분기(1.2%)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7% 늘어 작년 2분기(2.2%) 이후 가장 큰 폭을 보였다.

가장 돋보인 것은 민간소비다. 재화(승용차·통신기기 등)와 서비스(음식·의료 등) 소비가 모두 개선되며 전기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2022년 3분기(1.3%) 이후 최대 폭이다. 정부소비 역시 건강보험 급여비 등 지출 증가로 1.2% 늘었다.

반면 올 2분기 4.5% 급증했던 수출은 1.5% 증가에 그치며 성장 폭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수출 확대에도 증가율이 올해 1분기(-0.6%)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입은 기계·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3% 늘었다.

투자 부문에서는 건설투자가 0.1% 감소하며 6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다만 감소폭은 작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2.4% 증가해 작년 3분기(5.4%)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0.2% 증가했다.

부문별로 제조업은 운송장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생산이 늘며 1.2%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 및 금융보험업 중심으로 1.3% 성장했다. 건설업은 토목 증가에도 건물건설 감소가 맞물리며 보합을 기록했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GDP를 1.1%포인트(p) 끌어올리며 성장을 주도했다. 민간소비 기여도는 0.6%p로 전 분기(0.2%p) 대비 3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순수출의 기여도는 0.1%p로 전 분기(0.3%p)보다 낮아졌다.

소득 측면에서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전기 대비 0.7% 증가했다. 전 분기(1.3%)보다 증가 폭은 축소됐지만 개선 흐름은 이어졌다.

내수 중심 성장으로 3분기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치(1.1%)를 상회하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연간 성장률이 1%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한국 연간 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1.0%다. 씨티·JP모건·HSBC가 0.9%를 제시했으며 골드만삭스와 UBS는 1.2%까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 경기신문 = 공혜린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