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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울었다…인현동 화재 참사 26년의 기억

인천시교육청, 해상 추모제·추모식 개최

 

“엄마 또 왔어. 그곳에서 잘 있지? 엄마, 아빠 내년에도 올거야. 그때까지 잘 있어.”

 

30일 오후 12시 47분쯤 인천 중구 항동1가 연안부두. 인현동 화재 참사 26주기 해상 추모제를 위한 유람선이 팔미도 쪽으로 방향을 틀며 이동을 시작했다.

 

유람선에는 인현동 화재 참사 유가족과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재난피해자권리센터 등 시민단체를 비롯,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들이 함께 배에 올라 추모제에 동행했다.

 

유가족들은 뿌연 바다 안개 저편으로 시선을 둔 채 말없이 침묵을 지켰다. 그들의 얼굴에 핀 주름에는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난 1999년 10월 30일의 시간이 고스란히 투영됐다.

 

오후 1시 20분쯤 유람선이 팔미도 인근으로 희생자들의 유골이 뿌려진 ‘11번’ 문구가 적힌 녹색 부표에 다다르자 유가족들이 흰 국화 한 송이를 손에 쥔채 선수(배의 앞쪽)로 모이기 시작했다.

 

잠시 뒤 유람선이 뱃고동을 울리며 부표 앞에 정박하자 이내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손에 쥔 국화를 부표 쪽으로 던졌다. 수면 위를 떠내려가는 국화꽃에 한참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1999년 10월 30일 중구 인현동 한 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에 있던 57명이 숨졌다. 성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희생자는 모두 10대 중·고교생이었다.

 

생존자인 고민정(42·여)씨는 “화재 당시 친구들을 비롯한 많은 학생들이 모여있었는데 출입문이 닫혀 있어 움직이지 못했다”면서 “도망치고 싶어도 출구가 없었고 너무 뜨거웠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들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한 유가족(70대)은 “딸 아이를 나가지 못하게 말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도 후회스럽다”며 “저 세상에선 꼭 함박웃음을 지은 채 행복하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눈물을 흘렸다.

 

비슷한 시각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는 인현동 화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추모식이 진행됐다.

 

추모제를 지낸 유가족을 비롯해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교직원, 관계기관, 시민단체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추모 공연과 헌화, 묵념, 추모사, 추모시 낭송 등의 순서로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도성훈 교육감은 “인천시민과 학생들이 인현동 화재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마음을 간직하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학교와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인천 학생들의 꿈을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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