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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다시 기준이 되다…‘국민 건강 브랜드’의 조용한 역주행

MZ·카톡 선물·프리미엄 전략 등 재정의
건기식 시장 성숙기 속 존재감 선명해져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더 이상 ‘성장 산업’이 아니라는 말은 익숙해졌다.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도달했고, 소비자 경험률 역시 포화에 가까운 수준이다. 건강 관리의 방식이 달라지고, 소비를 결정하는 감각이 달라진 시점에서 가장 오래된 브랜드가 가장 빠르게 다시 소환되고 있다. 바로 정관장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6조 44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구매 경험률은 무려 82.1%에 달한다. 국민 대부분이 이미 경험한 브랜드라는 점에서 건강을 챙기는 소비는 이미 일상화됐고, ‘한 번쯤 먹어본다’는 단계도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삼 시장은 최근 일시적 조정을 겪으며 성장 속도가 다소 완만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라면 브랜드 노후화·소비자 이탈·대체품 확산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그러나 정관장은 오랜 시간 브랜드의 상징이자 동시에 족쇄였던 ‘홍삼 원툴’ 이미지를 벗겨내고, 건강 관리 경험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설계하려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단순 신제품 출시가 아니라, ‘브랜드가 제안하는 건강의 방식’을 바꾸는 접근으로 평가된다.

 

이 변화의 기반에는 브랜드의 방향 전환이 있다. 정관장은 한때 가장 강력한 상징이었던 ‘홍삼 중심 구조’를 재해석했다. 단일 제품군에 대한 의존이 아니라, 홍삼이 가진 신뢰 자산을 ‘경험·섭취 방식·채널·고객층’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데이터는 비슷한 이야기를 말한다.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정관장은 기준 전 세계 허브 건강보조식품 카테고리 매출 1위(점유율 3.9%)에 오르기도 했다. 한 국가의 전통 제품이 세계 건강식품 시장에서 표준화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은 2019년 9.5% → 2024년 상반기 17.9%로 뛰며 20% 구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에브리타임은 국내 매출 1위이자 해외 매출 1위 제품으로 올라섰고, 미국·동남아·중화권 중심으로 ‘K-헬스케어 소비’가 증가하며 브랜드 경험이 확산되고 있다. 다시 말해, 정관장의 글로벌 확장은 ‘규모의 성장’보다 카테고리의 확장과 정체성 유지 사이 균형을 만들며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점은 구매층의 이동이다. 주 고객층이었던 중장년층의 특정 시즌형 선물 시장에 머물지 않고 MZ세대의 선택을 받게 된 것이다. 정관장몰 기준 2030 소비 비중은 이미 2018년 40.5%에서 2022년 56.2%로 역전됐다. 건강의 주도권이 세대 전환 속에서 이동한 결과다. ‘언젠가 필요한 제품’이 아니라 ‘매일 챙기는 루틴’, 즉 셀프케어 영역으로 포지션이 변경됐다.

 

 

이 흐름을 대표하는 제품은 단연 ‘에브리타임’이다. 젤 캡슐이나 파우더보다 편하고, 전통 액상형 제품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섭취법의 변화는 곧 카테고리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유통 채널 변화는 정관장의 브랜드 재정의에 결정적이었다.

 

특히 중요하게 지목되는 건 카카오톡 선물하기 플랫폼이다. 정관장은 2022년 카카오 기준 약 775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플랫폼 전체 입점 브랜드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20·30대였다. 케이크와 향초, 립밤 등 젊은 층 대표적 선물로 꼽히는 뷰티 제품 사이에 정관장이 놓이는 성과를 이뤘다. 

 

명절 시즌에는 이 같은 흐름이 더 뚜렷해진다. 2025년 설 프로모션 초기 데이터에서는 2030 구매율이 평년 대비 약 42% 증가했다. 건강을 챙기는 방식은 누군가를 위한 제의적 선물에서, ‘나를 위한 관리’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유통 채널 확장은 가격 전략과도 연결된다. 건강식품 시장에는 이미 저가형 레드오션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정관장은 여전히 프리미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가 곧 가격 경쟁력이라는 명제가 여전히 작동하는 드문 사례다. 프리미엄 전략이 무리수가 아닌 이유다.

 

정관장이 다시 기준으로 호출되고 있는 배경엔 단순한 브랜드 이미지가 아니라, 기술적 신뢰성과 기능성 확장이 있다. 정관장은 매출 대비 평균 2% 수준을 R&D에 재투자하는 몇 안 되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다. 

 

물론 지금의 성과가 곧 영속적 지위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여전히 치열하고, 소비자 관심은 더 세분화되고 있다. 저가 브랜드의 유입, 개인 맞춤형 영양 설계 시장의 성장, 기능성 성분 다양화 흐름은 정관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업계는 이 변화를 위기보다 기회에 가깝다고 본다. 이미 확보한 브랜드 신뢰·검증된 품질·높은 경험 충성도는 후발주자가 단기간에 가져올 수 없는 구조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정관장은 지금 완성된 브랜드가 아니라, 소비 방식의 변화에 맞춰 스스로를 다시 확장하고 있는 브랜드에 가깝다. 전통과 데이터, 기능성과 경험, 선물과 자기관리라는 두 축 사이에서 정관장은 또 한 번 자기 영역을 넓히고 있다.

 

건강을 챙기는 문화가 더 정교해질수록 소비자의 선택은 더 까다로워질 것이다. 앞으로의 질문이 “건강을 챙길 때 떠오르는 브랜드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건강을 경험하고 싶은가”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국민 건강브랜드로서 다시 한번 확장을 꿈꾸는 정관장이 어떤 미래형 역할을 구축하느냐가, 다음 단계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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