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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과 예술을 이어준 골목길, 10년이란 추억을 품다

 

경기신문은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와 업무협약을 맺고 방송콘텐츠제작과 학생들과 함께 대학생 기자단을 운영했습니다. 경기도내 대학과 상생을 위해 마련된 이번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은 수업의 일환으로 취재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경기신문은 학생들이 작성한 기자 중 우수한 기사를 선정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공장 굴뚝과 바다 위 작은 어선, 이 두 단어로 인천 동구에 살던 노동자들의 하루를 표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두에서 나던 뱃고동 소리는 아파트 건설 소리에 묻혀갔다.

 

십여 년 전, 그런 동네에 작은 미술관 하나가 들어섰다. 그 공간에선 굴뚝 연기와 바다의 짠 내음 같은 옛 추억이 작품으로 걸렸다. 인천 동구에 자리한 우리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10년, 그 공간의 기억' 특별전을 열었다.

 

지난 9월 16일, 해당 전시회는 약 10년간 함께 작업해 온 작가 41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10년’이란 주제에 걸맞게 이전까지 올렸던 작품 위주로 전람됐다. 다만 규모가 작은 전시관의 특성으로 우리 미술관은 모든 작가의 작품을 총 3부에 걸쳐 올렸다.

 

앞선 1부에선 평면 회화로 평면 드로잉과 동·서양화 작품을 보여줬다. 현재 진행 중인 2부는 주로 사진 및 영상이며, 이후 예정된 3부에선 설치 조각 예술인 입체 작품이 전시될 계획이다.

 

이번 2부는 김용현과 류재형, 박유미 등을 포함한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총 11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먼저 전시회를 들어가면 류재형 사진작가의 '화수부두 포구의 전성기를 말하다'가 관람객을 반겨준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품은 인천 동구에 위치한 화수부두의 모습을 흑백 톤으로 담아냈다.

 

과거 화수부두는 수산물 판매로 지역 발전에 기여했지만, 상권 이동과 신시가지 개발로 인해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해당 전시물은 흑백의 조화로 하여금 당시 전성기였던 부두의 모습을 구현해 냈다.

 

지난 2023년에 제작된 박유미 작가의 '어부漁婦'는 한 여성 어부의 이야기로 16분 컬러 영상이다. 본래 어부의 한자어는 ‘漁父’로, 단어의 의미상 여성이 배제돼 왔다.

 

하지만 그녀는 제목에 아내 부(婦)를 활용해 여성 어부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해당 영상에선 60대 여성 어부가 난간 위로 뛰어 다니거나 거침없이 뱃일 하는 강인한 모습이 담겼다.

 

이에 더해진 작품의 사운드는 정적인 전시회가 아니라, 마치 여성 어부와 같은 배에 탄 선원처럼 느끼게 해준다. '어부漁婦'는 당시 시대상을 넘어 직업에 젠더를 지우는 시도를 했다.

 

이 두 작가뿐만 아니라 부두 지역의 이야기를 특별전을 통해 전달한 자들은 많다.

 

우리미술관 담당자는 "인천 지역의 산업화를 주제로 한 작가님들이 계신다"며 "현재 재개발 중인 인천 송림동에 대한 기억을 시리즈로 낸 분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우리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한 공모 사업에 선정됐다. 덕분에 인천 동구 시민들은 집 근처 가까운 곳에서 간편히 문화생활을 경험하게 됐다.

 

우리미술관 담당자는 "개관한 이후로 사람들이 처음엔 호기심에 왔다가 예술 활동까지 체험하고 가신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미술관은 레지던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어르신들이 낚싯대 대신 붓을 들고 새로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미술관에서 교육받은 이들이 직접 이번 특별전에 출품하며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겼다.

 

이런 우리미술관의 지나온 길은 지역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실제로 인천 동구는 5년 동안 방치된 바로 옆 김치공장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에 우리미술관 담당자는 "지역 주민들이 1순위로 이용해 주실 만큼 더욱 편리하게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는 마음을 표했다.

 

이처럼 우리미술관은 지역 사회 안에서 예술의 대중화를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중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듯, 그 시간 속에서 우린 수많은 변화와 직면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세월 속에도 우리미술관은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왔다.

 

[ 경기신문 = 민지환 학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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