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2 (금)

  • 흐림동두천 -4.9℃
  • 흐림강릉 0.6℃
  • 구름많음서울 -3.3℃
  • 맑음대전 -3.1℃
  • 구름조금대구 0.2℃
  • 울산 3.3℃
  • 맑음광주 -0.8℃
  • 구름조금부산 5.8℃
  • 흐림고창 -1.6℃
  • 맑음제주 6.0℃
  • 구름많음강화 -5.5℃
  • 맑음보은 -4.8℃
  • 맑음금산 -4.7℃
  • 구름조금강진군 0.4℃
  • 구름많음경주시 4.0℃
  • 구름조금거제 4.0℃
기상청 제공

[서주석의 안보시론] 미국 국가안보전략과 한미동맹의 지역 역할

 

지난 주 미국 백악관의 2025년 국가안보전략(NSS)이 공개됐다. 트럼프 2기 정부의 4년 단위 대외전략을 규정한 최고 문서로서, 그에 따라 국방전략(NDS)과 합참 군사전략(NMS) 등 각급 기획문서와 연례 국방예산 등 보고서가 작성된다. 이번 NSS는 2022년 발표된 바이든 정부나 2017년의 트럼프 1기 정부 보고서에 비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가 극도로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NSS에서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원칙으로 국가이익, 힘을 통한 평화, 불간섭주의, 세력균형 등을 열거하고 있고, 대규모 이민의 종식, 자국의 핵심권리 보호, 방위비 분담 및 전환, 경제안보 등을 우선적 과업으로 제시한다. 지역별 전략으로는 중남미 국가에 대해 19세기 먼로독트린의 ‘트럼프 추론’(Trump Corollary)이라면서 국경안보 차원에서 강압 외교를 정당화하고, 유럽에 대해서는 역내 및 대러시아 관계 안정화, 방위책임 제고, 시장 개방 등을 통한 위상 회복을 언급하고 있다.

 

종래의 NSS가 중국의 경제·군사적 위협과 그에 대한 강력 대응을 강조한 데 비해 이번 대중국 전략은 조금 모호하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견제와 재균형(rebalancing)을 강조하지만, 역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함께 적시함으로써 직접적 대응은 덜 강조하는 분위기다. 군사적으로도 대만해협 불안정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분쟁을 예방하고 일방적 변화를 반대한다고 기술했다. 일본, 대만,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제1 도련선 방어가 중요하지만, 이 역시 한·일 등 동맹국의 방위비부담과 책임 증대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적시했다.

 

요컨대 이번 NSS는 국내정치적 고려와 즉흥성을 특징으로 하는 트럼프식 외교안보 스타일이 반영된 문서로 평가된다, 올해 내내 진행된 관세전쟁의 결과와 함께 지난 10월 중동 및 ASEAN 순방, 경주 APEC 계기 미중 정상회담 개최 등 외교 노력이 그대로 수록됐다. 또 아직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은 북한 핵문제나 한미동맹 현대화 등 주요 안보 의제들이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를 포함한 이슈는 후속 문서나 각급 문건을 통해 구체화될 것이다.

 

제1 도련선 방위에서의 동맹국 기여가 강조된 NSS 공개 후 한미동맹의 지역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요며칠 일본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해협 발언으로 중일간 분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사실 최근의 한미간 문서에서 이 문제는 원론적으로 다뤄졌다. 한미정상회담 팩트시트에서 양 정상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독려하고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하였다.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서는 그 중 현상 변경 반대 문구가 빠졌다.

 

그런데, SCM 공동성명에는 지역안보와 관련해 주목되는 표현이 있다. 즉, 양 장관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동맹의 노력을 지지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전력 및 태세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하였다는 부분이다. 이는 한미동맹의 오랜 현안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더불어 한미동맹의 지역 역할 확대를 시사할 수 있어 NSS 후속조치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대응이 필요하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