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오늘의 시점에서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기도박물관(이하 박물관)은 20일 박물관 아트홀에서 '안중근통일평화포럼'을 열고 발표자와 학술자 간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이번 포럼은 안중근 의사의 사상과 학문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포럼의 첫 순서로 김철수 도 문화정책팀장이 ‘장탄일성선조일본’ 평가·구입 경과 보고를 발표했다.
도는 최근 일본 소장자와 협상 끝에 '장탄일성선조일본'을 국내로 들여왔다. 이에 김철수 팀장은 감정평가 과정을 통해 유물의 진품 여부와 역사적 가치를 검토한 뒤 구입에 이르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김영호 동북아평화센터 이사장이 ‘안중근 동양평화론의 현재적 의의’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김영호 이사장은 유럽 통합의 설계자로 알려진 잔 모네(Jean Monet)를 소개하며,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이 지닌 핵심 사상과 현대적 의미를 짚었다.
잔 모네는 공동 화폐와 안보 문제를 개별 국가가 아닌 나토 체제 아래 공동으로 해결하는 구상을 통해 유럽의 통합과 공동 발전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이에 김영호 이사장은 “안중근은 동양평화론을 통해 동양 전체의 공동 은행과 군대 창설, 공동 경제 개발을 구상했다”며 “이는 동양의 칸트라기보다 동양의 잔 모네에 가까운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잔 모네보다 반세기 앞서 이러한 구상을 제시한 안중근을 떠올리면, 오히려 잔 모네를 ‘유럽의 안중근’이라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사형 판결 이후 옥중에서 집필된 미완성 원고로, 국권 상실의 현실 속에서 동양의 평화를 고민한 사상적 결과물이다. 당시 동양 평화에 대한 논의는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일본의 침략적 평화론이 주를 이뤘다.
안중근은 거사 이전 고종의 헤이그 특사로 활동하며 국제 정세에 밝았던 이상설을 자주 만나 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김영호 이사장은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에는 이상설의 사상적 영향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동양평화론은 오늘날 미·중 갈등과 기존 국제 질서가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 아시아 주체의 새로운 평화 담론으로 계승·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날 포럼에서는 ▲김광만 윤봉길의사기념센터 센터장의 ‘장탄일성선조일본’ 발굴 경위와 소장 내력 발표 ▲이희일 국제법과학감정원 원장의 ‘안중근 의사 지문 장인 분석’ ▲이동국 도박물관장의 ‘장탄일성선조일본의 작품 분석과 특질’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으며, 질의응답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로, 박물관은 이를 기념해 특별전 ‘동양지사 안중근–통일은 독립이다’를 2026년 4월 5일까지 선보인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