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특례시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도시 가운데 하나다. 인구 100만 명을 돌파하며 특례시 시대를 연 화성은 현재 154만 명을 넘어, 200만 광역도시를 향한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외형 성장의 이면에는 그만큼 복잡해진 행정 수요와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과제가 공존한다.
2026년 새해를 맞은 화성특례시의 시정 기조는 분명하다. ‘숫자’가 아닌 ‘사람’, ‘성과’가 아닌 ‘체감’에 방점을 찍었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사진)은 신년사를 통해 “화성은 늘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었고, 중요한 것은 그 변화를 어떻게 선택하느냐”라며 2026년 시정 운영의 키워드로 ‘체감’과 ‘전환’을 강조했다.
화성이 단순히 ‘큰 도시’를 넘어 ‘살기 좋은 도시’, ‘미래를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2026년 시정 방향을 살펴본다.
◇ 생활권으로 내려온 행정 ...“시민의 곁에서 문제를 풀다”
화성은 면적이 서울의 1.4배에 달하는 광역도시로, 동탄 신도시의 첨단 산업과 서남부권 제조업, 농어촌 지역이 공존하는 복합 도시다. 권역별 생활 여건과 행정 수요가 뚜렷이 다른 구조다.
정 시장은 도시 규모의 확대에 따라 행정 구조 역시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 핵심이 오는 2월 본격 출범하는 만세구·효행구·병점구·동탄구 등 4개 구청 체제다. 이는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닌, 행정 서비스의 중심을 시청에서 시민의 생활권으로 옮기는 ‘행정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정 시장은 “구청 신설은 행정의 무게중심을 시민 생활권으로 옮기는 작업”이라며 “권혁별 여건에 맞는 행정을 통해 현장에서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각 구청은 주민 생활과 직결된 민원과 복지, 안전 행정을 중심으로 보다 신속하고 세밀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시민이 일상 속에서 행정 변화를 직접 ‘체감’하도록 하겠다는 정 시장의 첫 번째 승부수다.
◇ 산업도시 화성의 선택..AI를 미래 경쟁력으로
화성시가 주목화는 차세대 성장 동역은 인공지능(AI) 산업이다.
그는 지난해 APEC 회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AI가 더 이상 기술의 영역을 넘어 국가와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 세계적 기업의 연구·생산 거점이 집적된 화성은 대한민국 첨단 산업의 중심지다. 시는 이러한 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화성을 ‘K-AI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송산·남양 일대 약 2800만 평 부지는 AI, 자율주행 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가 융합된 국가전략산업 거점으로 조성된다.
시는 2000억 원 규모의 창업투자펀드를 조성해 반도체·바이오·AI 분야 스타트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실리콘밸리나 중국 선전처럼, 청년과 혁신 기업이 화성에서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2만 6000여 개에 달하는 지역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산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 교통·복지에 집중된 투자…체감 가능한 변화가 관건
도시 성장이 시민의 행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통과 복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 시장은 지난해 유치한 22조 50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시민의 삶의 질 개선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교통 인프라 확충이다. 화성시는 교통 인프라를 도시 경쟁력과 직결된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동탄인덕원선을 비롯한 4개 주요 철도 사업을 본격 추진해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경기 남부 광역철도망과 내부 순환 도로망 구축으로 화성 전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도 병행된다. 1조 원 규모의 지역화폐 발행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자생력을 높이고,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강화한다.
이와 함께 자살예방 핫라인, 금융복지 상담 등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확대해 고령화와 사회적 고립 문제에 적극 대응한다.
정 시장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어떤 정책보다 우선하는 가치”라며 “위기의 순간 행정이 먼저 손을 내미는 도시, 전 생애 통합 돌봄 체계를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화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성장 이후를 묻다…문화와 일상이 남는 도시로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사람이 머물고 싶은가’에 달려 있다.
화성국제테마파크, 황금해안길, 보타닉가든은 관광을 넘어 시민의 일상이 되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여기에 화성예술의전당, 국립고궁박물관 분관 등 문화 인프라를 확충해 도시의 품격과 문화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명근 시장은 도시 정책 전반에서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54만을 넘어 200만으로 나아가는 여정은 도전의 연속이겠지만, 시민의 목소리에 반응하고 실행으로 증명하며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는 의지다.
2026년 화성특례시는 이제 양적 성장을 넘어 시민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드는 ‘질적 대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화성이 제시한 이 같은 전환 전략이 실제 시민의 삶에서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이다.
[ 경기신문 = 최순철 기자 ]





































































































































































































